모로코 이민자 수만 명이 갑작스럽게 스페인 세우타에 무단 월경하자 스페인 극우진영은 반이민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세우타 주민들은 극우진영에 반감을 표시했으며, 세우타 지역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우려했다.
모로코 이민자들이 2026년 8월6일 스페인 세우타의 한 공업지대에서 세우타의 비영리단체인 루나블랑카가 배급하고 있는 식량을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각) "세우타 사태로 극우 진영은 반이민 정서 선동에 나섰지만 실제 세우타 주민들은 이들에게 반감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세우타 대규모 밀입국 사태는 7월30일부터 8월1일까지 모로코에 붙어 있는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로 모로코인들이 대거 수영 또는 육로를 통해 무단 진입하면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익사 등으로 인해 72명이 사망했고 1천 명 이상이 다쳤다.
세우타 사태로 스페인에서는 극우진영이 스페인 땅인 세우타를 지켜야 한다며 반이민 정서 선동에 나섰다. 그러나 세우타 경찰은 스페인의 극우 정치인이자 SNS 인플루엔서인 알비세 페레즈 및 다른 극우 활동가들이 세우타에 도착한 지 몇 분도 채 되기 전에 이들을 쫓아냈다.
세우타는 2024년 기준 인구 절반이 기독교인, 절반이 무슬림으로 구성된 다문화 사회다. 주민들은 다 같이 모여 극우 활동가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삿대질하는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주민인 일리아스 엠바렉은 뉴욕타임스에 "극우 활동가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발언권을 키우려 한다"며 "우리를 도우러 온 게 아니라 사진이나 찍으려고 왔다"고 지적했다.
갑작스러운 이민자 유입에 우려를 표하는 주민들조차도 극우 활동가들을 달갑지 않아 했다. 한 주민은 뉴욕타임스에 "이민자들의 세우타 침략에 반대한다"며 "동시에 본토 극우 활동가들도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대학생인 하비에르 세페로는 "스페인 본토 극우 활동가들이 세우타에 와서 시민들을 분열시키고, 긴장을 고조시키고, 대립을 조장하고 있다"며 "세우타에는 언제나 이민자들이 있었고 이번 사태의 문제는 이민이 아니라 모로코 시민들이 정치적으로 이용된 것이다"라고 짚었다.
모로코는 2021년에도 스페인과 외교관계가 악화하자 세우타 국경에 배치된 모로코 보안군의 통제 조치를 완화했다. 당시에는 이민자 8천 명이 세우타에 몰려들었다.
다른 대학생 미겔 카마초는 "우리는 극우 진영이 우리 도시를 싸구려 정치적 장기말처럼 쓰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세우타에서 주민들은 인종이나 종교와 상관없이 언제나 평화롭게 함께 살아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