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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 윤상현 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왼쪽부터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 윤상현 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콜마비앤에이치 자회사 에치엔지와 콜마스크의 화장품 사업이 한국콜마와 그 자회사로 넘어갔다. 

3일 한국콜마에 따르면, 한국콜마 자회사 콜마유엑스는 에치엔지의 화장품 사업부문을 195억 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양수예정일은 3월3일이다. 

한국콜마 쪽은 양수목적에 대해 “화장품 사업 관계사 구조 재편을 통한 밸류체인 강화”라고 밝혔다. 

에치엔지는 화장품 사업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었는데, 이제 건기식 사업만 남게 됐다. 

또한 한국콜마는 콜마비앤에이치의 마스크팩 자회사 콜마스크를 인수했다. 2월2일자로 콜마스크 지분 97.9%를 양수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앞서 한국콜마는 지난해 3월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인 콜마유엑스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이때까지 콜마유엑스는 콜마그룹 지주회사인 콜마홀딩스의 자회사였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콜마그룹은 흩어져 있던 화장품 사업부문과 법인을 모두 한국콜마 산하로 집결시켰다. 

그러면서 “그룹의 핵심 사업인 화장품 부문의 생산·가공·관리 기능을 일원화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사업구조 재편을 두고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여동생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의 색깔을 지우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콜마그룹은 지난해 12월 건강기능식품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하는 콜마생활건강의 해산을 결의하고 청산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콜마생활건강은 윤 대표가 자체 브랜드 사업을 추진하고자 2020년 설립한 회사다. 

이어 윤 대표가 오랫동안 관여해 왔던 에치엔지의 핵심 사업을 들어내 버린 것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 윤여원,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에치엔지 대표 지내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에치엔지는 윤 대표가 경영수업을 받고 2009년부터 2020년까지 대표이사를 맡은 회사다. 

윤 대표는 2018년 3월 콜마비앤에이치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에 올랐는데 그 전까지 윤 대표의 주무대는 에치엔지였다. 윤 대표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1월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윤 대표의 에치엔지 지분율도 줄곧 높았다. 에치엔지는 2004년 설립됐는데,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감사보고서(2014년 3월 기준)에 따르면 당시 지분율은 윤 대표 18.50%, 콜마비앤에이치 14.50%, 윤 부회장 11.00%, 콜마홀딩스 5.50%, 기타 50.50% 순이었다. 

이후 에치엔지 지분은 윤 대표와 콜마비앤에이치에게 집중됐다가 결국 2018년 콜마비앤에이치가 100% 소유하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015년 처음으로 에치엔지 최대주주(45%)에 올랐다. 

윤 부회장은 2015년 에치엔지 지분율 15.64%를 찍은 후(당시 윤여원 39.36%) 2017년까지 자신의 지분 전량을 콜마비앤에이치에 매각했다. 이 매각대금은 부친인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으로부터 콜마홀딩스 지분을 물려받은 후 발생한 증여세 납부에 썼다. 

콜마비앤에이치가 에치엔지를 100% 자회사로 만든 시점이 2018년이라는 점도 상징적이다. 현재 콜마그룹 가족 간 분쟁의 원인이 된 ‘3자 간 합의’가 체결된 해이기 때문이다. 

3자 간 합의에는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를, 윤 대표가 콜마비앤에이치를 경영하되, 윤 부회장은 윤 대표가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적절한 도움을 줘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2019년 윤 회장은 윤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 주를 증여했는데, 현재 윤 회장과 윤 부회장 간에 진행되고 있는 소송전은 이 증여가 조건부 행위였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윤 회장 쪽은 이 증여가 윤 대표의 독립적인 콜마비앤에이치 경영을 보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고 주장하고, 반면 윤 부회장은 그러한 조건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합의가 조건부이건 아니건 간에 오너 가족은 합의 시점에 콜마비앤에이치와 그 자회사가 윤 대표의 몫임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 콜마비앤에이치는 건기식 ODM 사업 전념하기로

이번 사업 재편으로 윤 대표의 콜마그룹 내 영향력은 더욱 줄어들게 됐다. 

콜마비앤에이치 단독대표를 맡고 있던 윤 대표는 지난해 9월26일 윤 부회장이 제안한 임시주주총회에서 패했다. 이 주총을 통해 윤 부회장과 이승화 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전 CJ제일제당 부사장)가 이사회에 진입했고, 콜마비앤에이치는 10월14일 윤상현·윤여원·이승화 3인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특히 경영전반을 맡은 이승화 대표, 비전수립 및 전략자문을 맡게 된 윤상현 대표와 달리 윤여원 대표는 사회공헌 부문만 담당하게 돼 사실상 경영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이어 자신이 세운 콜마생활건강이 청산 절차에 들어가고 화장품 사업마저 내주게 되면서 존재감이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앞으로 건기식 ODM 사업에 전념해 생명과학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승화 대표는 이번 사업 재편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회사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해외 ODM 확대, 주요 파트너사와 협업 강화, 국내 ODM 사업 구조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생명과학기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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