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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가 개봉 사흘 만에 1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해당 영화는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취임을 앞두고 멜라니아가 보낸 20일간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 ⓒ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 ⓒX

지난 1일(현지 시간) 글로벌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개봉한 ‘멜라니아’는 개봉 첫 주말 동안 704만 달러(약 102억 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북미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는 “콘서트 영화를 제외한 다큐멘터리 가운데 2012년 ‘침팬지’ 이후 가장 좋은 첫 주 성적”이라고 전했다.

이 영화는 해외 1600개 극장에서 개봉됐으며, 아마존은 아직 해외 티켓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관객층을 보면 여성 관객이 70%를 차지했고, 55세 이상이 주를 이뤘다. 수익의 46%는 농촌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플로리다 텍사스 애리조나 등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특히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 혹평 무섭게 쏟아지는 ‘멜라니아’, 진짜 흥행 중일까?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 포스터. ⓒ누리픽쳐스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 포스터. ⓒ누리픽쳐스

정치적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고 있지만, 전문가 평가는 대체로 혹평 쪽에 무게가 실린다.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를 보면 관객 점수는 100점 만점에 99점으로 매우 높은 반면, 전문가 평점은 6점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관객 평점에도 낮은 점수의 비평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향후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평론가 오웬 글라이버먼은 이 다큐멘터리를 두고 “지나치게 치밀하게 연출되고 미화돼 노골적인 홍보물보다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역시 해당 작품을 두고 “명품 패션만 곁들인 2시간짜리 북한식 프로파간다”라고 혹평했다. 멜라니아 본인이 제작과 프로듀싱에 깊이 관여하면서, 트럼프 2기 취임 준비 과정을 오직 그녀의 시각으로만 따라가고 권력 구조에 대한 비판적 맥락은 거의 배제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처럼 작품성에 대한 평가와 달리 흥행 성적이 높은 배경으로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거론된다.

아마존은 지난 1월 초 이 다큐멘터리의 판권을 4천만 달러(약 580억 원)에 사들였는데, 이는 다큐멘터리 영화 역사상 최고가다. 멜라니아 여사 역시 이 계약으로 2800만 달러(약 406억 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개봉 전 소셜미디어 예고편 배포와 시사회 등 홍보비로만 약 5백억 원이 투입됐다는 전언도 나온다.

이런 비용 구조를 감안하면 초반 흥행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의 대규모 투자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뇌물이라는 지적도 내놓는다.

트럼프 1기 당시 정부 계약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었던 아마존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때는 취임식에 백 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관계 개선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다큐 ‘멜라니아’, 한국에는 오컬트 영화 ‘신명’?

영화 '신명' 포스터. ⓒ열공영화제작소
영화 '신명' 포스터. ⓒ열공영화제작소

영부인을 소재로 한 영화는 한국에도 존재한다. 오컬트 영화 '신명'이 대표적이다. 영화는 평범한 인물 윤지희(김규리 분)가 주술에 눈을 뜨고 외모와 이름을 바꾼 뒤, 결국 영부인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을 그린다. 설정과 전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영화에는 ‘햄버거 내란 모의’, ‘이태원 참사’, ‘비상계엄’ 등 실제 사건이 그대로 등장한다. 다만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이 일본에서 온 주술사가 대동아공영권을 목표로 부부를 조종했기 때문이라는 설정으로 설명한다. 비상계엄이 실패한 이유 역시 일본 주술사가 한국 무당과의 주술 대결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라고 풀었다. 

이 같은 내용을 봤을 때 해당 영화는 사회고발적 색채를 표방하지만, 현실을 모티브로 관객의 분노와 몰입을 유도할 뿐 진실 규명이나 사회적 논의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진상을 밝히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사회적 참사를 이런 방식으로 소비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신명’은 흥행에 성공했다. 제작비 15억 원의 저예산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히 제작된 이 영화는 개봉 10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약 3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작품의 완성도보다도, 비상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 내외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흥행의 핵심 동력이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영화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 전날인 2025년 6월2일에 개봉했다는 점도 인상 깊다.

미국 정치 상황을 종합하면 ‘멜라니아’의 이례적으로 높은 관객 평점과 초반 흥행은 공화당 지지층의 결집과 막대한 마케팅 비용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공화당 내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행보로 유럽 동맹국을 포함해 전세계 국가가 골머리를 앓고 있고 있어, 비(非) 미국인은 이번 다큐를 미국인과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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