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을 추진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을 관세로 위협했다. 이에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유럽이 '경제 전쟁'을 벌일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실제 유럽연합은 160조 원에 가까운 보복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그린란드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연합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18일 영국 BBC를 비롯한 외신보도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주요나라 정상과 접촉하면서 미국에 높은 관세를 물릴 ACI 발동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ACI는 이른바 '무역 바주카포'라고 불리는 조치로 유럽연합이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시장, 공공조달 등의 분야에서 무역을 제한하는 제도다. 2023년 도입된 뒤 한 번도 사용된 적은 없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현지시각으로 17일 덴마크 그린란드를 병합하려는 자신의 구상에 동조하지 않는 나라들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8개 나라를 거론하면서 올해 2월1일부터 관세 10%, 6월부터는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을 향한 미국의 30% 관세보다는 낮지만 유럽이 미국의 동맹이라는 점에서 역사상 전례없는 수준의 압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서 "매우 위험한 게임을 벌이는 이들 국가들은 감당할 수 없고 불가능한 수준의 위험을 초래했다"며 관세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은 미국이 최근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면서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내비치자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했다. 파병 규모도 적고 주요시설 방어를 위한 합동훈련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것이 미국을 향한 반발이라는 해석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방침을 두고 직접적으로 비판에 나서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집단적 안보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일이다"고 짚었다.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갱스터 수준이다"고 비유했다.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에 관세 전쟁이 현실화한다면 양쪽 사이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량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연합의 보복관세는 항공과 자동차를 비롯한 미국의 수출에 직격탄이 되고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증시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 관세 갈등은 한국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미국과 갈등으로) 유럽연합 안에서 소비와 투자감소가 나타나게 되면 유럽연합을 주요 수출시장으로 삼는 한국기업에 수요 위축이라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바이오, 정밀기계, 패션을 비롯한 분야에서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수출 감소 리스크는 더욱 증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