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여러 의혹으로 곤궁한 처지에 놓인 가운데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보수진영 출신으로 국민통합을 먼저 추구하는 이 위원장의 말이라 무게가 실린다. 이에 이 후보자가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왼쪽)이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향해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이혜훈 후보자는) 폭언이나 투기 등을 떠나 탄핵 반대 삭발 강요나 윤어게인 집회 참석 등 내란 세력에 동조한 이력이 있다”며 “적어도 이렇게 (내란 세력에) 깊숙이 관여한 사람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통합’이라는 큰 뜻에서 이 후보자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인사검증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며 ‘잘못된 인사’라고 직격했다. 이 위원장은 청와대 참모진을 향해 이 대통령에게 이 후보자에 대한 견해를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그런(내란동조에 가담했던) 점에서 잘못된 인선이었다”라며 “청문회까지 지켜본다는 것이 국민을 피곤하게 할 수밖에 없다. 본인이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해 이 후보자의 후보자직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참모들 중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문제를 얘기할 수 있는 이들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국가를 위해서 대통령에게 직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친정이라 할 수 있는 국민의힘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일부 의원들로부터 자진사퇴가 언급되는 등 외면받는 상황이다. ‘Mr. 쓴소리’라는 평가를 받는 이 위원장까지 사퇴 촉구 대열에 합류하면서 오는 19일에 열리기로 예정된 인사청문회 이전에도 거취에 대한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뒤 판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김병욱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12일 언론 브리핑에서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보고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시킬 참고인 명단과 관련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보좌진 갑질’은 물론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 등을 규명하려면 전직 보좌진 등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 여야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물밑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 후보자 인사청문실시 계획서를 의결하기 위해 열리기로 예정됐던 재경위 전체회의는 12일에 이어 이날도 열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는 19일 청문회 개최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임위원회가 자료제출이나 증인 및 참고인 출석 요구를 하기 위해서는 요구서를 7일 전에 송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