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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노조가 총파업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하며 배수진을 쳤다.

농협노조는 이번 파업의 성격을 단순히 노동자들의 급여에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니라, 경영진의 비리에 따른 농협의 신뢰 추락에 대한 항의로 규정하고 있다. 

금융노조 NH농협지부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경영진의 비리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특히 농협 전체의 '수장'인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까지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허프포스트 코리아
금융노조 NH농협지부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경영진의 비리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특히 농협 전체의 '수장'인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까지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허프포스트 코리아

금융노조 NH농협지부는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계속되는 경영진의 비리행위로 검찰의 수사와 외부기관의 감사까지 받아 대외적 농협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농협중앙회 경영진을 둘러싼 비리 의혹과 제왕적 지배구조에 대한 분노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직접 수사 선상에 오른 상황에서 중앙회가 내놓은 인적 쇄신안이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농협노조는 최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98.2%라는 압도적 결과로 총파업을 결정했다. 특히 직원들의 급여 및 복지 문제를 농협중앙회의 제왕적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농협노조는 16일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 인근에서 진행한 ‘경영진 비리 척결 및 2025년 임단투 승리를 위한 투쟁결의대회’에서 “현장에는 일할 사람이 부족한데 중앙회의 눈치를 보느라 직원 채용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협 노조가 이렇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농협중앙회 및 계열사 경영진들의 비리 의혹 사건들이 자리잡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경찰은 10월1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회장실과 집무실 등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강호동 회장이 계열사와 거래하는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1억 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 사건과 관련해 10월 말 강 회장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강 회장과 농협중앙회를 둘러싼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강호동 회장은 농협의 한 퇴직 간부에게 2천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으며 2025년 국정감사에서는 △부당 수의계약 △보은 인사 등 복합적인 비위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5년간 농협에서 발생한 횡령 사고가 255건, 사고 금액은 545억 원에 이르며 이 중 229억 원이 미회수된 것으로 나타나 농협의 감사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매년 수백억 원의 횡령이 반복되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넘어 시스템의 부재를 증명하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은 '구멍 뚫린 그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강원지역 농협중앙회 비상임이사 선출 과정에서도 특정 조합장이 당선을 목적으로 동료 조합장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조직 전반에 ‘금권 선거’ 관행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대대적 경영 쇄신안을 연달아 내놨다. 핵심 내용은 인적 쇄신과 제도적 장치 마련이다.

농협중앙회는 계열사 대표 및 임원, 집행간부 100여 명 중 절반 이상을 교체하고, 임원 선출 과정에 외부 전문기관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한 퇴직자의 계열사 재취업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계열사 대표에게 자율경영권을 부여하되 중대 비위 발생 시 즉각 해임하는 ‘책무구조도’를 도입하는 한편 불공정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그간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받아온 수의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이와 관련해 '몸통'은 그대로인데 '아래'만 쇄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냉소적 반응도 나온다. 회장 본인이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강 회장의 거취와 관련된 결단이 결여된 채 임원과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수의계약을 금지하는 등의 대책만 내놓는 것은 진정성 있게 다가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KNN과 인터뷰에서 “농협을 위해서 일해야 할 농협중앙회장이 농협을 사유화하고 있다”라며 “이정도면 사퇴하고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농협 문제를 직접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농협은 진짜 문제”라며 “선거 과정에서 불법도 많고 구속과 수사가 반복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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