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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가 집었던 메스를 도로 내려놨다. 대신 칼을 들겠다는 결심이다.

국회 기자회견 중인 안철수와 본회의장 안 송언석. ⓒ뉴스1
국회 기자회견 중인 안철수와 본회의장 안 송언석. ⓒ뉴스1

2025년 7월 7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혁신’ 당 대표가 되기 위한 전당 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내정됐던 혁신위원장직은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라며 전격 사퇴했다.

앞선 2일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당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할 혁신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그 첫 단계로 안철수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모신다”라고 발표했다. 혁신위원장 인선 발표 직후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의식불명) 상태에 놓여 있다”라는 글을 적었다. 당시 안 의원은 “저 안철수가 메스를 들겠다”라며 “저 안철수가 메스를 들겠다.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본회의 이후 회동 중인 송언석과 안철수. ⓒ뉴스1
본회의 이후 회동 중인 송언석과 안철수. ⓒ뉴스1

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입장이 바뀌었다.

 

닷새 만,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는 8분 만이다.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원장 대신 오는 8월 열리는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혁신위원 인선 과정 중, 송언석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발표한 인선안과 안철수 의원의 구상안 사이에 커다란 이견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같은 날 오전 국민의힘 비대위는 안철수 위원장을 비롯해 혁신위원 6명 중 5명의 인선안을 임명 및 발표했다. 혁신위원에는 최형두 의원과 호준석 당 대변인,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송경택 서울시의원, 김효은 전 교육부장관 정책보좌관이 임명됐다. 안철수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해 “그중 1명에 대해선 합의해 준 바가 없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좋게 말한다면 제가 합의한 것으로 착각하신 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혁신위원장에서 사퇴한 안철수. ⓒ뉴스1
혁신위원장에서 사퇴한 안철수. ⓒ뉴스1

안철수 의원은 “국민들께 혁신 의지를 보여드리기 위해 먼저 최소한의 인적 청산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판단 아래, 비대위와 수차례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혁신은 인적 쇄신에서 시작된다는 걸 당원과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라며 인적 쇄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안 의원은 “최소한의 인적 쇄신안을 비대위에서 받을 수 있는지 의사부터 먼저 타진했고 주말 동안 의견을 나눴지만 결국 받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라고 전했다.

안철수 의원은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수술 동의서에 끝까지 서명하지 않는 안일한 사람들을 지켜보며 참담함을 넘어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겠다”라고 사퇴 배경을 덧붙였다. 당 대표가 돼 단호하고 강력한 혁신을 직접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안철수 의원은 “도려낼 건 도려내고, 잘라낼 건 과감히 잘라내겠다”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우리 당을 반드시 살려내고 이재명 정부의 폭주를 막아 내년 지방선거를 잘 치르고 다음 총선의 교두보도 만들겠다”라고 약속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언급했다. 안 의원은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완전히 절연하고 비상식과 불공정의 시대를 끝내겠다”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윤석열 정부에서 바꿔버린 당헌·당규들을 복구시키는 건 물론, 정당을 시대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라고 부연을 더했다.

당혹스러운 송언석과 김대식 페이스북. ⓒ뉴스1 / 김대식 페이스북
당혹스러운 송언석과 김대식 페이스북. ⓒ뉴스1 / 김대식 페이스북

한편 국민의힘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난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안타깝고 당혹스럽다”라고 전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한다는 것에 미리 귀띔이라도 있었다면, 오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혁신위 안건을 의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대식 비대위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적었다.

 

안 의원님, 혁신위에서마저 철수하지 말아주십시오.

김대식 비대위원은 “혁신을 말하던 분이 혁신의 자리에서 가장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모습을 국민께서 어떻게 바라보시겠나”라고 물음을 던졌다. 김 비대위원은 “혁신위원장직 수락 5일 만에 사퇴 선언과 당 대표 출마로 이어지는 ‘벼락치기 정치’는 혁신의 진정성을 무색하게 한다”라며 “혁신의 길을 완주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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