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출입이 통제된 용산구청 9층 비상구에 있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모습(왼),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7일 보석으로 풀려난 박희영 용산구청장(오). ⓒ뉴스1
용산구청이 박희영 구청장의 출근을 저지하려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등을 막기 위해 경찰에 기동대 투입을 요청하고, 구청장실로 이어지는 출입문까지 모두 봉쇄했다. 시기와 방법을 조율해 유가족과 만나겠다고 밝힌 지 고작 하루 만의 일이었다.
14일 용산구청은 “오전 9시32분쯤 집회 시위가 공무집행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다”며 “용산경찰서에 기동대 투입을 유선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유가족, 시민단체, 유튜버 등에 대한 출입 통제를 하지 않았는데, 이날부터 원활한 공무수행을 위해 부득이하게 9층 출입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용산구청은 구청장실이 있는 9층을 봉쇄한 이유에 대해 “지난 8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을 포함한 20여명이 청사 9층 유리문 상단부와 보안문, 출입통제기를 파손했다”며 “13일에는 유가족 3명이 9층 보안문 앞에서 농성을 하고, 간부회의가 진행 중이던 정책회의실에 진입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박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7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앞서 박 구청장 측은 “사고 직후 충격과 수습 과정의 스트레스로 신경과 진료를 받고 있으며, 수감 후에는 불면과 악몽,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에 시달린다”고 주장하며 보석을 청구했는데, 법원이 주거지 제한과 보증금 납입 등의 조건을 달고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7일 보석으로 풀려난 박희영 용산구청장. ⓒ뉴스1
1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용산구청 앞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피켓을 든 채 울먹이고 있다. ⓒ뉴스1
이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은 박 구청장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다음날인 8일 오전부터 용산구청 앞에서 기다렸으나, 박 구청장이 ‘기습 출근’하면서 만남은 불발됐다. 9일과 12일에는 병원 진료 등을 이유로 휴가를 사용해 출근하지 않았다.
박 구청장은 13일 업무에 다시 복귀하며 용산구청을 통해 “지역에서 일어난 참사에 대해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 유가족과는 시기와 방법을 협의해 만나겠다”고 밝혔으나, 단 하루 만에 ‘사퇴’를 외치는 유족들을 피해 9층 출입을 통제하고 경찰을 부르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