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가시밭길을 뚫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특히 한국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이현중은 금메달과 함께 병역 문제까지 해결하면서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미국프로농구(NBA)라는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다.
한국농구팀 이현중이 20일(현지시각)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일본팀을 상대로 3점슛을 던지고 있다. ⓒ나고야/연합뉴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0일(현지시각)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에서 일본을 67-57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것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해외에서 벌어진 아세안게임에서 우승한 것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이다. 통산 5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7위에 그쳤던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완벽한 반등에 성공하며 다시 아시아 정상의 자리를 되찾았다.
특히 일본 안방에서 개최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컸다. 결승에서 일본의 추격을 뿌리친 대표팀은 홈 관중의 응원 속에서도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금메달의 의미는 우승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남자 선수들은 병역법에 따라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운동선수에게 병역 문제는 선수 생활의 연속성과 해외 진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인 만큼, 병역 부담을 덜게 되면서 향후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다.
이번 우승으로 병역 특례 대상이 되는 선수는 8명이다. 현재 군 복무 중인 이우석(상무)을 비롯해 해외 무대에 도전하고 있는 이현중(포틀랜드), 여준석(시애틀대), KBL에서 활약 중인 이정현(소노), 유기상(LG), 문정현(KT), 문유현(정관장), 에디 다니엘(SK) 등이 대상에 포함된다.
그중에서도 이현중에게 이번 금메달은 더욱 특별하다. NBA 진출을 목표로 미국 무대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역 문제라는 변수를 사실상 덜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현중은 결승전에서 대표팀의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3쿼터 일본의 수비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연속 3점슛 4개를 터뜨리며 공격의 흐름을 단숨에 가져왔다. 이날 이현중은 27점과 1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맹활약했고, 한국의 금메달을 이끈 핵심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 데이비슨대를 졸업한 이현중은 2022년 NBA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이후 호주와 일본 무대를 거치며 실전 경험을 쌓았고,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포틀랜드와 NBA 최저 연봉 수준의 1년 비보장 계약을 맺으며 다시 NBA의 문을 두드릴 기회를 잡았다.
물론 NBA 정식 로스터 진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현중은 포틀랜드 트레이닝 캠프에서 경쟁을 거쳐야 하며, 최종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경우에도 구단 산하 G리그 팀인 립시티 리믹스에서 뛰며 NBA 진입을 계속 노릴 수 있다.
당초 이현중에게 병역 문제는 미국에서의 장기적인 선수 생활을 설계하는 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었다. 병역법상 해외 체류에 제약이 있는 만큼 일정 시점에는 국내로 돌아와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예술·체육요원 자격을 얻으면서 그는 병역 문제로 인한 경력 단절에 대한 부담을 덜고 미국 무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