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곽 사장은 최근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점유율 부분에서 삼성전자의 거센 도전을 받은 가운데서도 시장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26 글로벌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매리어트 호텔에서 ‘2026 글로벌 포럼’을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12년부터 매년 포럼을 열고 글로벌 인재들에게 SK하이닉스가 보유한 기술 비전과 성장 방향성을 소개해 오고 있다.
올해 포럼에도 글로벌 AI·반도체 분야 현직 전문가와 미국 주요 대학 연구진이 포럼에 참석했다. SK하이닉스에서도 곽 사장을 비롯해 안현 개발총괄(CDO) 사장 등 핵심 경영진과 기술 분야별 실무 임원들이 자리를 메우고 글로벌 인재들과 교류하는 데 공을 들였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포럼에서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를 함께 그려가다(Share the Vision, Shape the Future, Together)’라는 주제 아래 보유한 기술 역량과 개발 청사진 및 AI 산업에 관한 예측과 대응전략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패널 토론을 신설하고 분야별 소규모 세미나 방식의 세션도 운영하는 등 프로그램에 변화를 줬다.
곽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AI 산업의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기술 리더십을 소개하고 용인 클러스터, 미국 인디애나 팹 등 생산 거점 확대 등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는 달라진 위상을 강조했다.
곽 사장은 “메모리 없이는 AI 산업도 성립할 수 없다”며 “HBM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운 것처럼 차세대 메모리를 통해 앞으로도 AI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가겠다”고 포부를 내놨다.
이어 “AI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함에 따라 AI 메모리에 관한 수요도 계속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이에 발맞춰 준비하고 있는 신규 글로벌 생산거점과 연구 기반을 통해 지금의 기술 우위와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굳건히 지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HBM 점유율을 좁혀오는 상황에서도 내비친 자신감이라는 데서 의미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매출 기준 점유율 50%로 1위를 지켰다. 다만 점유율을 크게 올린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는 1분기 37%포인트에서 2분기 17%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SK하이닉스는 15~17일 열린 ‘AI 인프라 서밋 2026’에서 연산가능메모리(PIM), 고대역폭플래시(HBF) 등 차세대 AI 메모리 솔루션을 소개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하기도 했다.
PIM는 메모리 내부에 연산 기능을 탑재해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이동을 줄이는 기술로,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병목 현상을 완화하면서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솔루션으로 꼽힌다.
HBF는 HBM과 동일한 TSV(칩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기술)를 적용해 기존 스토리지의 대용량 특성에 더해 높은 고대역폭까지 구현한 차세대 낸드 솔루션으로 추론 중심의 ‘에이전틱 AI’ 시대 핵심 메모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