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연임 가능성을 일축한 직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내야한다며 '개헌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개헌 논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하지만 실제 논의에 동력이 붙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열린 제16차 경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진성성을 두고 벌써부터 여러 말이 나온다. 특히 지지율 하락과 인사 논란, 여권 내부 갈등 등 내우외환에 직면한 김 대표가 개헌을 통해 국면을 전환하려 한다는 풀이가 힘을 얻는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개헌 논의에 동참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1일 오전 '민티07'에서 "야당에서 대통령이 연임 얘기를 정리 안 해준단 이유로 이것만 되면 하겠다고 이야기했던 대목이고, 그 문제가 이번 기자회견으로 정리돼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인 20일 일요일 기자간담회를 열며 개헌특위 구성 등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개헌에 담을 내용으로는 5·18 민주화 항쟁과 부마 항쟁 헌법 전문 삽입, 4년 중임제 등을 꼽았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개헌 합의안을 도출한 뒤 내년 상반기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민주당은 연말까지 당내 의견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자체 개헌안을 마련하고, 야당과도 협의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개헌추진단은 권력구조 개편을 비롯해 헌법 개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한다.
이번 개헌 드라이브의 출발점에는 이 대통령의 18일 기자회견이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연임 개헌과 관련해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다"며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야권에서 제기해 온 '현직 대통령 연임을 위한 개헌' 논란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김 대표는 개헌과 관련해 야권이 제기해 온 의구심이 해소됐다고 주장했다.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정치권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국민의힘이 개헌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연임 불가에 대한 말씀이 나오면 여당 대표인 제게 '그게 최고의 공적이다'라고까지 얘기했다"며 "국민의힘이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헌의 성패를 사실상 좌우할 국민의힘의 반응은 미온적이라 실제 개헌 논의가 본격화할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의힘이 개헌 자체에 반대하면 민주당이 구상하는 개헌 일정은 사실상 여당 내부 논의에 머물 수밖에 없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김 대표 취임 이후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며 "나락 대표 소리가 듣기 싫다면, 개헌이라는 개꿈에서 깨어나 민생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김 대표의 개헌 드라이브가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여권의 정국 국면전환용 카드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지금 꼼수 개헌으로 영구 집권의 판을 깔 궁리를 할 때가 아니다"며 "허황된 권력욕에 사로잡혀 개헌판을 벌이기 전에 인사 참사부터 국민께 사과하고, 본인들이 벼랑 끝으로 내몬 국민의 삶부터 먼저 수습하라"고 날을 세웠다.
게다가 개헌은 국민들의 전반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이뤄질 수 있는데 김 대표가 여당 대표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18일 발표한 조사에서 김 대표의 직무수행을 물은 결과 긍정평가는 30%, 부정평가는 48%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긍정 54%, 부정 27%로 긍정 평가가 앞섰지만 전체 국민 기준으로는 부정 평가가 훨씬 우세했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인사 논란 등 여권이 처한 어려운 정치적 환경에서 개헌 논의가 국면 전환을 위한 게 아니라는 의구심을 거둬내기 위해서는 지지율 회복부터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부에서도 개헌이라는 방향성은 맞지만 그보다 먼저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정치쇼에서 "저는 대통령께서 사과를 하셨으면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저는 김민석 대표도 국민들에게 잘못한 것을 진지하게 사과해야 된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