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대행 업체와 저작권 분쟁 중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검정고무신' 故(고) 이우영 작가. ⓒMBC ‘실화탐사대’
故(고) 이우영 작가는 자식 같은 작품 ‘검정고무신’의 흥행에도 결코 웃을 수 없었다. 심지어 원작자인 본인과 동생 이우진 작가, 부모님까지 ‘저작권 침해’로 소송을 당한 상황이었다.
6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지난달 11일 캐릭터 대행 업체와 저작권 분쟁 중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검정고무신’ 고 이우영 작가에 대해 조명했다.
15년 동안 연재되며 1990년대 대표 인기 만화였던 ‘검정고무신’. 고 이우영 작가와 함께 ‘검정고무신’을 연재했던 동생 이우진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해 함께 그림을 그려왔고, 젊은 날 모든 걸 희생해서 만든 작품”이라며 “수많은 캐릭터들이 있고 다 자식 같은 캐릭터”라고 털어놨다.
'검정고무신' 캐릭터는 흥행했으나, 수입은 늘어나지 않았다. ⓒMBC ‘실화탐사대’
그러나 고 이우영 작가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검정고무신’으로 얻은 수익은 고작 1900만 원이었다. 심지어 함께 만화를 그려온 이우진 작가는 물론, 부모님까지 저작권 침해로 소송을 당한 상황이었다. 그 배경에는 “‘검정고무신’ 캐릭터를 통해 캐릭터 사업을 펼쳐보고 싶다”며 2007년 캐릭터 사업을 제안한 캐릭터 대행 업체 장 대표가 있었다.
장 대표를 믿었던 고인과 이우진 작가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사업권 설정계약을 맺었으나, 작가들에게는 사업 내용이 공유되지 않았다. 캐릭터의 흥행과 반대로 수입도 늘어나지 않았다. 또한 두 사람은 ‘검정고무신’이 애니메이션 부문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을 받았다는 사실조차 기사로 접해야만 했다.
이우진 작가는 수입에 대해 “누구한테 이야기할 수도 없을 정도로 창피하다. 막노동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갔다. 형도 공모전에 도전해서 상금을 받고, 십몇만 원짜리 강의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었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형이 ‘우리도 알아야 하지 않겠냐’며 어느 업체든 계약을, 장 대표와 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요구했다. 그런데 작가들이 사업 내용을 알아서 뭐하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폭로를 이어갔다.
캐릭터 대행 업체는 고인과 이우진 작가, 부모님에게 고소장을 날렸다. ⓒMBC ‘실화탐사대’
그런 고인에게 2019년 덜컥 날아온 것은 고소장이었다. 이우진 작가는 “형과 제가 저작권 침해로 딴짓을 하고 우리끼리 책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며 황당해했다. 정작 캐릭터 대행 업체 측이 소송을 제기한 책 목록을 살펴보면 계약을 맺기 전 출판된 아무런 상관없는 책은 물론, 동명이인의 작가가 출판한 책까지 포함돼 있었다.
여기에 더욱 큰 배신감과 충격을 안겨준 건 장 대표에게 회유돼 두 사람을 배신한 글 작가였다. 이우진 작가는 “글 작가도 ‘내일 장 대표를 찾아가서 다시 (저작권을) 찾아오자’고 해 놓고 하루 사이에 회유가 돼 우리에게 소송을 걸었다”면서 “소송 대상에는 부모님도 포함돼 있었다. ‘검정고무신’ 애니메이션 나온 것들이 있으니 KBS에서 선물해줬던 2기, 3기 영상을 부모님이 운영하던 체험 농장에서 틀었다. 그걸 무단 상영이라고 저작권 침해 소송을 했다. 형사 고소가 불기소 처분되자 민사소송을 또 걸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