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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 세력이 아무리 선거제도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꿔도,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소로 향하면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세계 각국의 선거에서 확인되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 헝가리, 세르비아에서 높은 투표율을 바탕으로 권위주의 성향 정치세력이 잇따라 패배하면서 민주주의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청년층의 적극적 참여와 부패에 대한 분노가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이끌고 있다.

민주주의는 결국 시민이 살린다 : ‘투표 참여’에 미국·브라질·헝가리 권위주의 세력 잇따라 패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후보,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 ⓒ연합뉴스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국제 선거감시단체 등의 분석을 종합하면, 최근 세계 각국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높은 투표 참여 열기를 통해 권위주의 세력을 잇따라 무너뜨리고 있다.

◆ 헝가리 80%·세르비아 69% : 역대급 높은 투표율이 정권교체 이끌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올해 4월 총선에서 약 79.6%를 기록한 시민들의 뜨거운 투표율 속에 16년 장기집권을 마감해야 했다. 야당 티서당은 전체 199석 가운데 141석을 확보해 개헌까지 가능한 의석을 차지했다.

이는 한국에서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대통령 직선제 개헌안을 확정한 국민투표의 투표율 78.2%보다도 1.4%포인트 높은 수치다. 당시 한국에서는 유권자 약 2003만 명이 투표에 참여해 직선제 부활을 확정했다.

오르반 전 총리는 장기간 집권하면서 선거제도를 집권당에 유리하게 개편했지만, 기록적인 투표율은 이를 무너뜨렸다. 

유럽안보협력기구 선거감시단은 집권당이 공공자원과 친정부 언론 등을 활용해 구조적 우위를 누렸음에도 기록적 투표율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막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동유럽의 세르비아에서도 10월25일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약 68.8%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이에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세력이 무너졌다. 

학생 시위에서 출발한 야권 정치세력 '학생 리스트'는 전체 의석 250석 가운데 140석을 확보했다. 세르비아 선거감시단체 ‘민주주의·투명성·책임성센터(CRTA)’는 이번 선거가 불평등한 경쟁 조건에도 불구하고 높은 투표율을 통해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민주주의는 결국 시민이 살린다 : ‘투표 참여’에 미국·브라질·헝가리 권위주의 세력 잇따라 패배
알렉산다르 부치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이 2026년 10월25일(현지시각) 총선 패배를 인정한 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 AP통신=연합뉴스

◆ 압도적인 표 차이, 청년층 참여와 부패에 대한 분노

뉴욕타임스는 5일(현지시각) 보도에서 이번 선거들을 두고 '권위주의 세력이 구축한 정치적 장벽을 유권자들의 대규모 참여가 무너뜨렸다'고 평가했다. 

동유럽 민주주의를 연구하는 킴 셰펠레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표 차이가 근소하면 권위주의 세력이 다양한 편법으로 승리를 빼앗을 수 있다"며 "압도적으로 표 차이가 벌어지면 이러한 공작이 작동하기 어려워지고, 집권세력은 패배를 받아들이거나 노골적 탄압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도 11월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제동을 걸었다. 

브라질에서는 2026년 10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극우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를 꺾었다. 특히 브라질에서는 결선투표 참여자가 1차 투표보다 약 300만 명 늘었다.

이러한 높은 투표율의 배경에는 청년층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있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중간선거에서 30세 미만 유권자의 70%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헝가리에서도 같은 연령층의 67%가 야당 티서당을 선택했다.

세르비아에서는 2024년 기차역 붕괴 참사를 계기로 시작된 학생들의 반부패 시위가 새로운 정치세력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국제 선거지원단체 데모크라시 인터내셔널은 헝가리 총선 분석에서 부패와 물가 상승, 공공서비스 악화에 대한 불만이 야당 승리의 주요 배경이었다고 평가했다. 풀뿌리 시민운동과 야권의 결집도 승리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들은 권위주의의 확산이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시민들이 대거 투표소로 향한다면, 권위주의 세력이 구축한 거대한 장벽도 언젠가 무너뜨릴 수 있음을 지금 세계 각국은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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