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밤샘 시위에 동참한 데 이어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는 등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보수 지지층 결집과 민생 행보를 동시에 겨냥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작 16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에는 불참하면서, 제1야당 대표의 정치적 우선순위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밤샘 일정 직후 기억식 참석을 취소한 반면, 다음 날에는 구미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경북 구미시 무을면의 한 들녘에서 벼 수확 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대표는 30일 오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헌화하고 분향한 뒤 방명록에 "중단하는 자는 승리하지 못한다. 잊히지 않는 이름, 흔들리지 않는 역사. 근대화의 국부 박정희"라고 적었다. 이어 구미시 무을면 오가리 일대 농가에서 벼 베기 일손 돕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장 대표가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것은 지난해 11월25일 방문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충북 옥천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했고, 26일에는 박 전 대통령 서거 47주기 추모식에도 참석했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육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역사 왜곡 문제를 제기해 온 장 대표가 보수층 결집에 힘을 싣는 동시에, 농촌 봉사활동을 통해 민생 행보까지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장 대표는 이날 구미시에서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에 대해서도 "농촌 현실을 전혀 무시한 전수조사"라고 비판하며 즉각적 중단을 촉구했다. 농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처럼 분주한 일정을 소화한 장 대표는 정작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아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 현장을 지켰다. 그는 이튿날 새벽까지 약 23시간 동안 현장에 머물며 시민들의 밤샘 시위에 동참했다.
장 대표는 29일 오전 투표함이 반출되자 "이제 다시 시작이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그리고 선관위의 부정을 밝히기 위해 국민들과 함께 다시 힘을 내서 싸우겠다"며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장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당초 오전 10시29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행사 시작 약 3시간 전에 불참 사실을 알렸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장 대표가 밤샘 일정을 마친 뒤 자택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또 장 대표가 앞서 유가족들을 만나 건의사항을 들었으며, 기억식 불참에 대해서도 사전에 충분한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24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해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번에도 올림픽공원에서 꼬박 밤을 새우며 투표함 반출에 항의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갔다. 그런데 국가적 참사를 추모하는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