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유지하면서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올해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장용호 SK 대표이사 사장이 지주사 업무에 집중하면서 그룹의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마무리에 공을 들인다.
주요 사업 계열사에서는 SK이노베이션에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지낸 정승일 SK 사장이 내정된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정승일 사장은 장용호 사장이 떠난 자리에서 불확실한 에너지 시장의 대응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이외에도 SK그룹은 높은 평가를 받는 실무형 리더를 사장급으로 배치하고 동남아시아 총괄직을 새로 신설하면서 부분적 쇄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장용호 SK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승일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SK그룹
SK그룹은 30일 오전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장단 인사 사항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기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CEO)들을 대부분 유임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기조 아래 검증된 실무형 리더도 새롭게 발탁했다. 기존 주력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은 강화하면서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하고 글로벌 기술 및 사업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지주사 SK는 장용호 대표이사 사장이 유임됐다. 현재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장 사장은 SK이노베이션에서는 직을 내려놓고 지주사 업무에 집중한다. SK에서는 총괄 포트폴리오 관리 전문가인 김선혁 SKC 전략부문장도 담당 사장으로 승진해 배치했다.
SK는 장 사장 체제에서 그동안 사업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추진해 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신속히 완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에너지·화학 사업군에서는 전문성 중심의 시너지 구조를 구축해 대외 리스크에 관한 대응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SK이노베이션은 정승일 전 SK 미래성장 담당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정 사장은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이어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지낸 전력·에너지 전문가로 평가된다. 정 사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에너지 시장 변동성 등에 대비하고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신규 전력 사업을 본격화한다.
지주사 운영 전반을 총괄해 온 강동수 SK 담당 사장도 SK이노베이션 각자대표이사 및 자회사 SK에너지 대표이사로 내정돼 정 사장과 합을 맞춘다. 강 사장은 기존 사업에서 탄탄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이를 미래 신사업 투자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다지는 역할을 한다.
SK이노베이션의 또 다른 화학 자회사 SK지오센트릭 신임 대표이사에는 SK엔무브 CIC를 이끌어 온 김원기 사장이 내정됐다. 김 사장은 기유·윤활유 사업에서 쌓은 수익 창출 경험을 바탕으로 고부가 화학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
SK하이닉스에서는 안현 개발총괄 사장이 미주총괄 사장으로 이동하고 그 자리에는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이동한다. 윤풍영 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겸 SK하이닉스 글로벌성장TF 담당 사장은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성장 동력 발굴 역할을 하는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의 총괄사장으로 선임됐다.
SK디스커버리는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윤 사장은 디스커버리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는 과제를 이끈다. SK가스 대표이사에는 송경영 SK가스 전략본부장이 내정됐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의장에 최창원 부회장이 유임된 가운데 권영수 SK이노베이션 전략본부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차세대 실무형 리더로 평가받는 권 사장은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강화하고 그룹의 미래 준비 과제를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SK그룹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해외 사업 리더십 강화에도 나섰다. 기존 미주·중국·일본에 이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 지역 총괄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을 보임했다.
이번 SK그룹 인사에서는 기대를 모았던 부회장 승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장용호 사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승진 후보로 거론됐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선제적 사업 재편과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룹의 질적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