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먹기 위해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켜는 일이 줄고 있다. 대신 장을 보다가 즉석조리 코너에서 구매하거나, 냉동 제품을 집에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 꺼내 먹는 소비가 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로 판매 접점을 넓히고 유통업계도 델리와 간편식을 강화하면서 외식 메뉴를 구매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농협하나로마트 경기성남점에 입점한 BBQ 매장.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으로 판매 접점을 넓히며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는 이달 중순 농협하나로마트 경기성남점과 고양점에 직영 매장을 열었다. 하나로마트의 즉석조리 코너인 '오케이쿡(OK! COOK)'에서 치킨을 직접 조리해 판매하는 형태다. 순살 후라이드·양념 강정과 자메이카소스맛 강정 등 강정류 10종, 사이드 메뉴 3종, 옛날통닭까지 총 14종을 선보인다.
소비자가 BBQ 매장을 별도로 방문하거나 배달을 주문하지 않아도 장을 보는 과정에서 치킨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BBQ는 기존에도 대형마트에서 냉동 치킨 가정간편식(HMR)을 판매해 왔으며, 이번에는 마트 안에서 직접 조리·판매하는 방식까지 시도했다. 지난 8월에는 온라인에서 판매하던 '오븐구이 닭다리살' 허브솔트맛과 자메이카맛을 롯데마트에 추가 입점시켰다. 즉석조리식품과 냉동식품을 동시에 선보이며 유통 채널에 따라 다른 구매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외식 메뉴를 가정용 간편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올해 4월 HMR 제품군 '또잇(TO EAT)'을 출시하고 컬리에서 '맵치즈', '양념', '허니갈릭' 등 냉동 치킨 3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매장에서 조리해 제공하던 치킨을 가정에서 보관하고 필요할 때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상품으로 바꾼 것이다.
굽네치킨 운영사 지앤푸드는 간편식 전문몰 굽네몰에서 닭가슴살·닭다리살 제품과 대표 메뉴의 소스를 활용한 치밥·볶음밥 등을 판매하고 있다. 치킨 자체뿐 아니라 치킨의 맛을 활용한 식사 대용 제품으로 상품군을 넓혔다.
bhc는 편의점 CU와 협업해 '뿌링클' 시즈닝을 활용한 브리또와 피자, '맛초킹' 양념을 활용한 삼각김밥과 김밥 등을 선보였다. 치킨을 그대로 판매하는 대신 소비자에게 익숙한 소스와 시즈닝을 다른 식품에 적용한 사례다. 치킨 전문점에서 먹던 브랜드의 맛을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상품 형태를 바꿨다.
이러한 사업은 일부 업체의 판매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BBQ의 올해 상반기 HMR 유통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3% 늘었다. 굽네몰의 '치밥&볶음밥' 시리즈는 5월 기준 누적 판매량 1200만 팩을 넘어섰으며, bhc가 CU와 협업해 선보인 간편식 4종도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
치킨 브랜드의 유통 채널 확대는 상품 형태와 구매 상황이 세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마트에서는 장을 보는 과정에서 즉석조리 치킨을 구매하고, 온라인몰에서는 보관해 두고 먹을 수 있는 냉동 제품을 주문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는 치킨의 맛을 접목한 김밥이나 브리또 등으로 선택지가 넓어진다. 같은 치킨 브랜드라도 판매 장소에 따라 소비자가 접하는 상품과 이용 목적이 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