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핵심 시정 사업인 한강버스를 둘러싼 비리 은폐 의혹에 직면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체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당 차원의 고발까지 검토하면서, 오세훈 시장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오세훈 한강버스 비리 은폐 의혹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당 차원의 고발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천준호 수석은 지난해 9월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한강버스 선박 건조 계약의 비리 정황을 오 시장에게 보고하고 수사의뢰서까지 작성했지만 실제 수사 의뢰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수사 의뢰 대신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으나 정작 청구서에는 리베이트 의혹이 빠져 있었다며 서울시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앞서 오 시장은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대상 국정감사에서 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의 집중 추궁을 받았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강버스 제작업체인 가덕중공업에 지급된 사업비 일부가 브로커를 거쳐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관계자에게 리베이트로 전달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박 의원은 서울시 내부 조사 결과가 오 시장에게 보고된 뒤에도 수사 의뢰가 이뤄지지 않고 관련 자료의 파기까지 지시됐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정황상 오세훈 시장이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수사의뢰서 폐기는 한 직원의 주장이다. 폐기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객관적 조사를 위해 수사 의뢰보다 감사원 감사 청구를 우선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다만 서울시는 국감 다음 날인 16일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오 시장의 해명에도 진상규명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천 수석은 이날 서울시가 뒤늦게 수사를 의뢰했지만 조사 무마와 자료 파기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하다며 수사 의뢰 범위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오 시장의 국감 증언에 허위가 있었는지도 따지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의혹은 오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를 목전에 둔 시점에 불거졌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로 지난 7월 1심에서 벌금 1천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해당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게 되는데 사흘 뒤인 23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한강버스 비리 은폐 의혹은 별개 사안이지만, 시장직 유지 여부가 걸린 항소심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자신의 역점 사업을 둘러싼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오 시장의 정치적 부담은 한층 커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