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과거 국무총리 시절 정청래 전 대표에게 '입법 속도전'을 주문했고,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완벽한 '당정일치'를 강조했다.
그러나 '명픽'(이재명 대통령 선택)인 김 대표가 당권을 잡은 이후에도 여전히 경색된 정국과 야당의 저지, 그리고 복잡한 원내 역학관계로 인해 국회의 입법 지원이 기대만큼 시원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이 대통령 발언에서 확인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마에 손을 얹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통계'와 관련해 "사고가 나서 처벌하는 게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도 경제적 제재를 병과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아직 안 됐느냐, 정말 제가 작년부터 얘기했는데"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말만 많고 입법은 완료가 못 됐다는 것이냐"며 "안전조치를 안 할 경우 과징금을 매출의 몇 퍼센트 아니면 정액으로 몇억, 몇십억 하기로 하지 않았느냐. 그걸 해야 현장에서 신경 쓴다. 국회 입법도 갑갑하긴 하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빨리해달라고 하라. 가서 빌어라"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책임자를 형사처벌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기업에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기업들이 안전조치를 위반했을 때 경제적으로 부담이 커져야 산업재해를 예방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가서 빌어라"라는 직설적 표현까지 동원하며 김 장관에게 당정 협의 및 국회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한 것은 민주당 지도부가 김민석 체제로 교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회의 입법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불반을 그대로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이재명 대통령과의 강력한 호흡을 내세우며 '완벽한 당정일치'를 공언했다. 김 대표를 지지하는 뉴 이재명 지지층은 정청래 전 대표 시절 국회의 법안 통과 실적이 미비하다고 주장하며 정 대표가 '자기정치'를 하느라 이 대통령 지원에 소홀했다는 취지의 비판했다. 그런데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김민석 체제 또한 정청래 대표 시절과 별로 다르지 않음이 이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김 대표는 올해 2월 국무총리로 참석한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정 전 대표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완수를 위한 입법 전략을 점검하겠다"고 말하자 "당과 정부 모두 긴장하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 국회의 입법 속도전이 필요하다. 정부의 기본정책을 위한 입법조차 제때 진행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