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를 공통의 뿌리로 둔 두 그룹이 중앙일보 인수를 계기로 협력에 나섰다.
신세계는 CJ그룹과 손잡고 중앙일보 인수에 참여하기로 했다. 창업주의 언론 유산을 잇는 동시에 유통과 미디어 사업을 연결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세계와 CJ그룹이 중앙일보 인수에 함께 참여하며 유통·미디어 사업 간 시너지 모색에 나섰다. ⓒ연합뉴스
20일 신세계에 따르면 CJ그룹과 함께 중앙일보 인수에 공동 참여한다. 기존 다우키움·CJ 컨소시엄에 지분 투자자로 합류하는 방식이다. 이 컨소시엄은 지난 19일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세계는 경영권 확보가 아닌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하며, 컨소시엄 내 3대 주주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지분율을 다우키움 50%, CJ 30%, 신세계 20% 안팎으로 나누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구체적 지분율과 역할 분담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세 회사는 최종 출자 규모와 지분 구조를 조율해야 한다. 인수 이후 각사의 역할과 사업 협력 방안도 구체화해야 한다.
신세계는 이번 참여의 사업적 배경으로 중앙일보와의 콘텐츠 시너지를 꼽았다. ㈜신세계 측은 “중앙일보의 고유한 정체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당사의 프리미엄 문화플랫폼·라이프스타일 콘텐츠 등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설명했다. CJ그룹 역시 선대 이병철 회장의 창간 정신 계승과 미디어 콘텐츠·물류·광고 등 사업적 시너지를 참여 배경으로 제시했다.
신세계와 중앙일보의 사업적 접점은 문화 콘텐츠와 광고·마케팅에서 찾을 수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뷰티 사업을 운영하며 전시·공연·미식 등 문화 경험과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고객 유치에 활용하고 있다. 중앙일보의 뉴스·미디어 콘텐츠를 문화·예술·패션·미식 분야의 유통 사업과 연계하면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다.
광고 사업도 활용 가능한 영역이다. 중앙일보는 신문 지면 광고와 전단 배포뿐 아니라 도심 옥외광고와 아파트 엘리베이터TV 광고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신세계백화점·면세점 등 계열 브랜드의 상품과 서비스 홍보에 활용하면 마케팅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 협업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신세계의 합류로 중앙일보 인수전에는 범삼성가의 연결고리도 한층 뚜렷해졌다. 중앙일보는 이병철 창업주가 1965년 창간한 신문이다. CJ그룹은 이 창업주의 손자인 이재현 회장이 이끌고, ㈜신세계는 외손녀인 정유경 회장 측과 연결된다. CJ그룹은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해 중앙일보 지분 9.24%를 보유한 기존 3대 주주이기도 하다.
중앙일보 매각은 지난 7월 워크아웃 개시 이후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주도로 진행됐다. 이번 거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이뤄진다. 인수 대금은 기존 주주가 아닌 중앙일보에 직접 유입된다. 중앙일보는 이를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한다.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연내 매각을 마무리하고 워크아웃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