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레벨4 자율주행 운전을 맡길 수 있는 대형트럭을 2027년부터 실제 물류 노선에서 시험한다.
레벨4는 '마인드 오프' 단계라고도 부른다. 비상 상황 대응까지 시스템이 떠맡아 운전자가 말 그대로 마음을 놓아도 되는 단계라는 뜻이다.
현대차·기아가 레벨4 자율주행 운전을 맡길 수 있는 대형트럭을 실제 물류 노선에서 시험한다. '레벨 4 자율주행 트럭 물류 운송 사업 실증' 업무협약식에서 (왼쪽부터) 한규헌 현대글로비스 미래물류기술센터 상무,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 박철연 현대차 글로벌상용&LCV 사업본부 전무, 박상현 현대차·기아 상용LCM담당 부사장, 박일수 마스오토 대표, 남석윤 현대모비스 통합구매실 상무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는 경기도 화성 남양기술연구소에서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마스오토, 라이드플럭스와 '레벨 4 자율주행 트럭 물류 운송 사업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10월20일 밝혔다.
그룹이 운영하는 실제 물류 노선에서 레벨4 트럭을 굴리며 차량 제어 기술과 자율주행 시스템의 연계 성능을 확인하고, 상용화에 필요한 실증 데이터를 모으려는 협약이다.
레벨4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레벨0부터 레벨5까지 나눈 자율주행의 여섯 단계 가운데 다섯 번째로, 공식 명칭은 '고도 자율주행'이다.
레벨3까지는 시스템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면 운전석의 사람이 운전을 넘겨받아야 한다. 레벨4는 정해진 구간과 조건 안에서라면 돌발 상황 대응까지 시스템이 끝까지 책임진다. 사람이 응답하지 않아도 차가 스스로 갓길에 멈추는 식으로 안전한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각 단계를 운전자가 무엇을 내려놓는지에 빗대 부르기도 한다. 레벨1은 페달에서 발을 떼는 '피트 오프(Feet Off)', 레벨2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는 '핸즈 오프(Hands Off)', 레벨3은 도로에서 눈을 돌려도 되는 '아이즈 오프(Eyes Off)'다.
레벨4는 '마인드 오프(Mind Off)'로 불린다. 운전자가 딴생각을 하거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도 된다는 뜻이다. 마지막 레벨5는 운전자가 아예 필요 없는 '드라이버 오프(Driver Off)' 단계다. 운전대와 페달 자체가 필요 없는 수준이다.
레벨4에는 작동 구간과 조건의 제약이 남아 있어 국내 자율주행차 안전기준은 레벨4를 '완전자율주행'이 아닌 '조건부 완전자율주행'으로 규정한다.
현대차·기아는 레벨4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전용 차량을 개발해 2027년 초에 실증에 투입한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대와 엑시언트 1대 등 2대 차종에 자율주행 시스템이 연동된다.
현대차그룹 외에 협약에 참여한 국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마스오토와 라이드플럭스는 이 특별 개발 차량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기존에 운영하던 실제 물류 노선을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실증을 통해 레벨4 자율주행 대형트럭의 차량 제어 및 안전 이중화 기술을 고도화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안전 이중화 기술은 일부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하더라도 보조 시스템이 원래 기능을 대신해 차량이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할 수 있다. 장거리·야간 운행 비중이 높은 대형트럭의 자율주행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꼽힌다.
박상현 현대차·기아 상용LCM담당 부사장은 "자율주행 트럭은 물류 운송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미래 모빌리티"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실제 물류 환경에 필요한 차량 제어 기술과 운영 데이터를 확보하고 레벨4 자율주행 대형트럭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 기반을 단계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