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사온 식재료는 당연히 먼저 씻어야 할까. 먼지와 농약이 묻어 있으니 당연할 것 같지만, 잘못하면 오히려 식중독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재료마다 세척 방법과 보관법, 조리 시 주의사항이 다른 만큼 올바른 관리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식재료를 씻을까 말까 고민하는 여성. AI로 생성한 이미지.
17일(현지시각)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매년 식중독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적지 않은 가운데, 잘못된 식재료 손질로 인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올바른 식재료 관리법을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약 4800만 명이 식중독에 걸린다. 미국인 7명 중 1명꼴로, 이 가운데 약 12만8천 명은 입원 치료를 받는다. 국내에서도 매년 6천~9천 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는 만큼 식재료를 다루는 과정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멜론
멜론. ⓒ연합뉴스
멜론은 껍질을 벗겨 먹는 과일이지만, 자르기 전 겉면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껍질에 묻은 세균이 칼날을 통해 과육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멜론처럼 표면이 단단한 농산물은 깨끗한 흐르는 물에 씻고, 채소용 솔로 문질러 이물질을 제거할 것을 권고한다.
실제로 칸탈루프 멜론은 여러 차례 대규모 살모넬라균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껍질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세척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세척한 멜론은 깨끗한 도구로 물기를 닦은 뒤 잘라 먹는 것이 좋다.
생닭
생닭. ⓒ연합뉴스
생닭은 씻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미국 농무부(US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는 명확하다. 생닭은 물에 씻지 않는 것이 좋다.
생닭을 헹구는 과정에서 세균이 물방울을 타고 싱크대와 조리대, 주변 조리 도구 등에 튀어 교차 오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로 씻는다고 세균이 제거되는 것도 아니다. 유해 세균을 없애려면 닭고기의 내부 온도가 섭씨 74도에 도달할 때까지 충분히 익혀야 한다. 육류용 온도계를 사용하면 적정 온도에 도달했는지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계란
계란. ⓒ연합뉴스
달걀 역시 조리 전 물로 씻지 않는 것이 좋다. 미국 연방정부는 달걀을 헹구는 과정에서 세균이 주방 곳곳으로 퍼질 수 있고, 물이 껍데기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내부로 스며들면서 오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껍데기에 묻은 얼룩이 신경 쓰인다면 마른 종이 타월로 닦아내면 된다. 달걀 껍데기를 만진 뒤에는 손을 씻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세척만큼 중요한 것은 보관 방법이다. 달걀은 구입 당시의 포장 상태 그대로 냉장고 안쪽 칸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 문은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변하기 때문에 달걀을 보관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조리할 때는 달걀의 내부 온도가 섭씨 71도에 도달하도록 충분히 익히면 식중독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느타리버섯
느타리버섯. ⓒ연합뉴스
버섯은 물에 씻으면 수분을 흡수해 식감이 나빠진다는 인식 때문에 젖은 천이나 키친타월, 부드러운 솔로 표면을 닦아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버섯도 종류에 관계없이 물로 씻어도 괜찮다. 물에 잠깐 헹구거나 물과 식초를 4대 1 비율로 섞은 용액에 담그는 방법도 있다.
다만 버섯을 씻었다면 조리하기 전에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한다. 표면에 수분이 많이 남으면 조리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와 식감이나 익힘 정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버섯의 오염 정도와 조리 방법에 따라 세척 방식을 선택하되, 씻은 뒤 물기를 잘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보카도
아보카도. ⓒ연합뉴스
아보카도는 껍질을 먹지 않더라도 자르기 전에 겉면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칼로 껍질을 가르는 순간 표면에 묻은 세균이나 이물질이 칼날을 통해 과육으로 옮겨갈 수 있어서다.
따라서 아보카도는 자르기 전 흐르는 물에 겉면을 헹구고, 깨끗한 채소용 솔로 문질러 닦는 것이 좋다. FDA는 별도의 비누나 채소 세척제를 사용할 필요 없이 깨끗한 물로 씻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껍질을 벗겨 먹는 과일이라도 손질 전 세척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