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목 조르기나 근친상간 관계 등을 묘사하는 온라인 음란물을 오는 11월부터 금지한다.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을 정상화하고 왜곡된 성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콘텐츠를 규제해 성폭력 예방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영국 정부는 오는 11월6일부터 '목 조르기'나 '근친상간'을 묘사하는 음란물을 규제한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16일(현지시각)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오는 11월6일부터 목을 조르거나 질식시키는 장면, 친척 간 성관계 또는 친척인 것처럼 연출한 성관계, 16세 미만 아동인 척하는 장면 등을 담은 온라인 음란물을 불법화할 예정이다. 올해 초 초당적 압력에 따라 관련 법안을 발표한 데 이어 구체적인 시행 시점을 확정했다.
알렉스 데이비스-존스 영국 법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가 개인의 무해한 성적 취향을 범죄화하려는 목적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음란물이 특히 젊은 세대의 건강한 관계에 대한 인식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상화하거나 심지어 미화하는 콘텐츠는 위험하다”며 “현실에서 용납할 수 있는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규제는 보수당 소속 개비 버틴 상원의원이 2025년 발표한 음란물 규제 검토 보고서의 권고를 바탕으로 추진됐다.
첫 번째로 보고서는 여성이 목이 졸리는 장면이 담긴 음란물이 현실에서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근친상간이나 성인이 아동 역할을 하는 등 불쾌감을 유발하는 역할극도 규제 대상으로 지목했다.
또한 영국에서는 근친상간 성관계와 직계 혈족 간 결혼이 이미 금지돼 있다. 정부는 이번 규제 대상 콘텐츠 역시 폭력적이거나 강압적인 성관계 묘사와 마찬가지로 미성년자와 취약한 관계에 놓인 사람들에게 왜곡된 성·관계 규범을 심어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고서는 당시 음란물 산업에 대한 정부의 감독이 사실상 부재했다고 비판했다. 치명적이지 않은 목 조르기 행위 자체는 이미 범죄에 해당하지만, 이를 묘사한 콘텐츠를 온라인에 게시하는 행위까지 불법으로 규정되지는 않았다. 이번 법 개정은 이러한 규제의 공백을 메우려는 조치다.
버틴 상원의원은 이번 발표를 환영하며 “이러한 범죄에 대한 처벌이 시행된다는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며, 시기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법 개정이 규제 강화 및 법 집행과 맞물려 음란물을 호스팅하거나 유포하는 기업은 물론 사회 전반에 폭력적인 콘텐츠를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폭력종식연합(EVAW)도 이번 금지 조치를 환영하며 정부에 철저한 이행을 촉구했다. 자나야 워커 EVAW 임시 책임자는 이번 조치가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의 정상화를 막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폭력적인 음란물의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온 전문가들과 단체들의 오랜 캠페인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