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합성고무 등 주력 사업에서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키워왔으나 가동률은 70%를 밑돈다.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탄소나노튜브(CNT)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S) 사업도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너 3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사진)이 지휘봉을 잡은 지 4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최근 수년 동안 추진한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 전방위적 사업 확장, 가동률은 부진
16일 석유화학 및 증권업계 안팎을 종합하면 박준경 총괄사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전방위적 사업 확장을 이어오고 있다.
우선 기존사업의 덩치를 불렸다.
금호석유화학은 계열사 금호미쓰이화학을 통해 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MDI)의 생산 공정 효율화를 통한 생산량 증대(디보틀네킹)를 진행하고 있다. MDI는 합성수지인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다.
디보틀네킹 완료 시점은 2026년 4분기다. 이를 통해 늘어나는 생산능력은 연 10만 톤 규모이며, 총 생산능력은 연 71만 톤 규모로 확대된다. 금호미쓰이화학은 2024년 3분기에도 MDI 연 20만 톤을 증설한 바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4분기 솔루션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SBR)의 생산능력 확장도 마쳤다. 연 3만5천 톤 규모를 늘려 총 생산능력은 연 15만8천 톤이 됐다. 증설된 물량은 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업 판매되고 있다. SSBR은 타이어에 사용돼 내마모성, 연비, 내구성 등을 높일 수 있는 고기능성 합성고무다.
금호석유화학은 자회사 금호폴리켐을 통해서도 2025년 2분기 에틸렌 프로필렌 디엔 모노머(EPDM) 생산능력을 연 7만 톤 증설했다. 이를 통해 연 31만 톤 규모의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EPDM은 고기능성 특수 합성고무 소재로 내열성, 내후성, 내약품성 등이 우수해 자동차·선박 등에 활용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의료장갑 등의 재료로 사용되는 니트릴 부타디엔(NB)라텍스 생산능력도 꾸준히 늘려왔다. 2021년 4분기 연 7만 톤, 2024년 2분기 연 23만6천 톤 규모의 증설을 진행해 NB라텍스의 연 생산능력은 기존 64만 톤에서 94만6천 톤까지 늘었다. 이런 증설에는 박 총괄사장의 전략적 결단이 작용했다고 알려졌다.
야심 차게 증설했지만 설비 가동률은 기대에 못 미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2026년 상반기 가동률은 합성고무, 합성수지, EPDM(금호폴리켐)에서 각각 68.2%, 54.1%, 64.4%에 그쳤다.
대외 환경이 순탄치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9월17일 금호석유화학 분석 보고서에서 주요 경쟁사들의 SSBR 등 합성고무 생산능력 확장이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또 합성수지는 중국 내수 침체에 따른 수출량 증가로 당분간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에 정 연구원은 "하반기 및 2027년 합성고무 및 수지 부문의 약세 이어질 듯"이라고 분석했다.
◆ 탄소나노튜브·이산화탄소 포집 신사업 성과 아직 불투명
신사업에서는 아직 명확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금호석유화학은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탄소나노튜브(CNT)를 점찍고 사업 기반을 확보해왔다. CNT는 배터리 안에서 전자의 이동을 돕는 도전재로 쓰인다. 기존 소재와 비교해 높은 전도율 구현이 가능하고 배터리 수명과 용량을 늘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4년 전남광주 여수 율촌 산업단지에 연 240톤 규모의 CNT 신규 공장을 건설했다. 동시에 생산능력 연 120톤 규모의 충남 아산 공장 CNT 생산 설비를 율촌 산업단지로 일원화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해 2025년 초 시운전에 들어갔다.
생산능력이 연 360톤 규모로 늘었지만 2026년 상반기 기준 실제 생산량은 59톤에 불과하다.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와 전동공구용 배터리 수요가 줄어든 것이 부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S) 사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7월 전남광주 여수 제2에너지 사업장에서 CCUS 설비 준공식을 열었다.
CCUS 설비는 금호석유화학의 발전설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최대 연 7만6천 톤 포집할 수 있다. 그러나 준공한 지 1년 이상 지난 현재까지 CCUS 설비로 포집한 이산화탄소 총량은 4만8천여 톤에 그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글로벌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에서도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개발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안정적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100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온 수익성과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