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무적 처신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오히려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근 신천지의 민주당 전당대회 개입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재점화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을 뒷받침하겠다는 명분으로 내놓은 발언들이 거듭 논란을 빚으면서, 36년 정치 경력에 걸맞은 갈등 조정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접견하는 도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5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신천지 의혹이 다시 공론화된 데 대해 "이 판국에 또 그것까지 들고 나오는지 도대체 민주당을 이해할 수 없다"며 "저러니까 이재명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서 충분히 조율하거나 기다릴 수 있었던 문제를 공개해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박지원 의원이 김 대표의 신천지 의혹 제기를 문제 삼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7월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도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김 대표를 향해 "부자가 몸조심해야지 왜 이러한 문제를 제기했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할 책임이 김 대표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약 80일 만에 같은 문제로 민주당 지도부의 처신을 다시 비판한 셈이다.
논란은 김 대표가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쟁 상대였던 정청래 민주당 의원 측을 겨냥해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박선원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13일 민주당은 신천지 교인들의 당원 가입 관련 조사가 일단락돼 최고위원회에 보고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도 이튿날 민주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 출연해 "상당한 정도의 집단적 가입이 있다는 것은 확인됐고, 상당히 의미 있는 증언들도 축적했다"고 설명했다.
정청래 의원 측은 오히려 조사 결과를 전부 공개하라며 반격에 나섰다. 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무엇이 두려운가. 잡티, 꼼수 없이 있는 그대로 밝히자"고 촉구했다. 친청(친정청래)계 최민희 최고위원도 김 대표가 외부 유출을 금지하도록 당부했는데도 비공개 회의 내용이 언론에 알려졌다며 "몰래 유출한 것은 해당행위다"라고 비판했다.
의혹의 실체가 명확히 규명되기도 전에 계파 간 공방이 격화하면서 김 대표는 과거 주장을 입증하는 동시에 당내 갈등까지 수습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김 대표의 메시지가 오히려 여권의 갈등을 키운다는 비판은 이전에도 제기됐다.
지난달 12일 김 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연대·통합 문제를 언급하며 "어떤 지분을 놓고 나누는 시대는 지났다. 그것은 구정치다"라고 말했다.
이에 혁신당은 민주당 지도부가 우당을 지분이나 챙기려는 세력으로 규정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국 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역시 지분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범여권의 협력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김 대표의 발언이 양당 간 공방으로 이어진 것이다.
같은 달 14일에는 이 대통령을 향한 여권 일각의 비판을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전조'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조 원장은 '이재명 탄핵'이라는 관념을 퍼뜨릴 수 있다며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김 대표가 취임 이후 여권 내부 갈등에 직접 개입하는 과정에서 논쟁이 확대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당내에서도 김 대표가 갈등의 전면에 나서기보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상황은 김 대표가 취임 당시 내걸었던 지지율 공약과도 대비된다.
그는 취임 100일 안에 민주당 지지율을 10%포인트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취임 두 달을 맞는 현재까지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세다. 지지율 부진의 원인을 모두 김 대표 개인에게 돌릴 수는 없지만, 당내 갈등을 수습해야 할 대표가 거듭 논란의 당사자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의 정무적 판단을 둘러싼 의문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