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일에 걸친 교섭 끝에 마련한 첫 잠정합의안이 조합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HD현대중공업 노사가 다시 파업 국면을 맞았다.
노사는 기본급 인상과 일시금 지급 등을 담은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과반이 반대표를 던졌고, 이후 두 차례 재교섭에서도 추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19일부터 부분파업을 재개하며 회사 측에 추가 제시안을 요구하기로 했다. HD현대미포와의 합병 이후 서로 다른 임금·복지체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도 노동조건 후퇴를 우려하는 일부 조합원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올해 임단협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가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자 19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단협이 다시 교착상태에 머무르자 19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16일 밝혔다.
노조는 19~20일에는 지부 쟁의대책위원 및 전문위원이 하루 4시간, 21~23에는 모든 조합원이 하루 7시간씩 참여하는 부분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노사는 6월2일 상견례 뒤 120일 만인 9월30일 22차 교섭을 마치며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2만 원(호봉승급분 5만 원 포함) 인상을 골자로 격려금 등 일시금 1100만 원 및 올해 성과급, 생산기술직 신규 채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다만 10월2일 진행된 노조의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52.14%의 반대표가 나오면서 첫 잠정합의안은 부결됐다.
이후 노사는 13일과 15일 각각 23차, 24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노조는 15일 발간한 소식지에서 사측의 결단을 촉구하며 “투쟁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한 만큼 더 이상 눈치를 보며 시간을 끌 여유가 없다”며 “사측은 현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추가 제시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안에서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HD현대미포가 HD현대중공업에 흡수합병된 뒤 별개의 임금 및 복지체계를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미포위원회 조합원 일부가 반발하면서 HD현대중공업 구성원과 옛 HD현대미포 구성원 사이 마찰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미포위원회 조합원 일부는 기존에 적용받던 조건이 일원화 과정에서 후퇴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김태암 미포위원회 위원장은 8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