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대학교 심리학 교수 신디 러스티그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변화가 그렇듯 수면 변화에도 한 가지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요인이 서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일찍 잠들고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
뇌 역시 나이가 들면서 외부 자극에 덜 민감해진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보건과학센터 수면·생체리듬과학센터장인 사이람 파르타사라티 박사는 "뇌가 노화하면 외부자극을 제대로 감지하고 반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외부 자극에는 일몰, 햇빛, 식사, 사회적 신호, 신체 활동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우리가 하루 중 현재 시간이 언제인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젊은 사람에게 저녁 식사 시간은 뇌에 잠잘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나이가 많은 사람은 이러한 연결고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파 박사에 따르면 뇌에 시간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도 나이가 들면서 그 기능이 점차 떨어진다. 낮과 밤의 변화를 감지하는 능력이 약해지는 것은 노년층이 자녀나 손주보다 일찍 피로를 느끼는 이유 중 하나다.
눈으로 받아들이는 빛도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
러스티그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시력 변화로 인해 뇌가 받는 빛 자극의 강도가 낮아지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며 "빛 자극은 생체시계를 설정하고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파 박사는 이러한 현상이 특히 백내장이 있는 사람들에게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백내장은 80세 이상 미국인의 50% 이상이 겪는 흔한 안과 질환이다. 백내장이 생기면 시야가 흐려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사물을 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백내장으로 시력이 저하되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줄어든다.
그 결과 신체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정상적 시점보다 일찍 분비하기 시작한다. 파 박사는 젊은 사람들의 경우 멜라토닌 분비량이 해가 진 뒤 증가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일몰 후 몇 시간이 지나면 졸음이 몰려오는 이유다.
반면 백내장이 있는 사람들은 뇌가 해가 더 일찍 졌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더 이른 저녁에 졸음이 찾아오며 취침 시간이 앞당겨진다.
저녁에 밝은 빛을 쬐는 방법
파 박사는 이러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잠들기 전 전자기기 화면을 멀리하라는 일반적 조언을 따르기보다 저녁 늦게 밝은 빛에 노출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해가 지기 전에 야외에서 산책하기, 밝기를 높인 아이패드로 책 읽기, 밝은 화면으로 TV 시청, 집에 인공조명 설치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이러한 밝은 빛이 뇌에 아직 해가 지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시간가량 동안 빛에 노출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해가 진 뒤에도 조명을 반드시 켜둘 것을 권했다.
러 교수는 취침 전 음주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잠들기 전 마시는 술이 졸음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또 운동은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며 아침 햇빛은 생체시계가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맞춰 리듬을 유지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결국 수면 패턴의 변화는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부 요인은 통제하기 어렵지만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그 영향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고예신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