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석 산일전기 공동대표이사 회장은 이런 흐름에 맞춰 변압기 생산능력 확장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에서 미국·유럽의 '중국산 인버터 규제'가 산일전기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까지 내놨다.
박동석 산일전기 공동대표이사 회장(사진)이 최근 미국, 유럽 변압기 공급을 따내고 생산능력 확장에 나선 가운데, 미국·유럽의 중국산 인버터 규제로 산일전기가 반사 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보면 산일전기가 6월 이후 미국·유럽에서 모두 약 1289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따냈다. 산일전기는 산업용 변압기, 리액터 등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산일전기는 이날 미국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프로젝트에 들어갈 약 351억 원 규모의 변압기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또 8월에는 약 512억 원 규모의 미국향 리액터 공급 소식을, 6월에는 약 426억 원 규모의 유럽향 변압기 공급 소식을 알렸다.
이런 가운데 박동석 회장은 증설을 통해 변압기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2026년 전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산일전기는 기존 1·2공장에 변압기 생산장비를 늘리고 자동화 시설을 도입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진척률은 약 58%다. 2공장 유휴 부지에도 생산시설을 추가로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 착공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여기에 3공장도 새로 짓는다. 이를 위해 8월 약 693억 원을 들여 토지 및 건물을 양수했다. 이곳에는 초고압 변압기 생산시설이 구축되고 기존 제품 생산설비도 들어선다.
인버터는 직류(DC)를 교류(AC)로 변환하는 전자 장치다. 산일전기가 만드는 변압기와 리액터는 이 인버터와 짝을 이뤄 쓰인다. 태양광 패널 등의 발전 설비에서 나온 전기는 인버터를 거쳐 교류로 바뀐 뒤, 리액터에서 전기적 잡음(노이즈)이 걸러진다. 이어 변압기가 전압을 조절하면 전기가 전력망으로 송전된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의 중국계 인버터 규제에 따른 산일전기의 수혜를 전망했다. 장 연구원은 "(규제로) 미국 내 생산기지를 보유한 인버터 업체의 수주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미 전력 시스템 기업 TMEIC 등 미국 현지 생산 업체의 공급망에 진입해 있는 산일전기가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연구원은 이어 유럽 시장에 관해서도 "비중국 인버터 및 전력변환장치(PCS) 업체의 수주 확대가 특수변압기 발주 증가로 이어지면서 (산일전기에) 수혜가 발생할 것"이라며 "유럽의 경우 인버터 시장 내 중국 업체 비중이 80% 이상으로 공급망 재편의 잠재 규모가 미국보다 크고, 앞으로 규제 범위가 확대될 경우 비중국 공급망에 대한 수요 역시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상 위험이 있는 해외 공급자가 생산한 인버터·변압기·리액터·BESS 등 핵심 전력기기의 설치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폴리티코는 8월26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7월에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외국산 계통연계형 전력 인버터를 '커버드 리스트(금지 목록)'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커버드 리스트는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통신 장비·서비스 업체 등을 모아둔 명단이다. 이 명단에 오른 기업은 미국 내 제품 수입·판매에 필요한 FCC의 인증을 받을 수 없다.
로이터통신은 7월28일(현지시각) 소식통 4명을 인용해 비중국 공급업체들은 규제 대상에서 면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4월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이른바 고위험 국가에서 생산된 인버터를 사용하는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