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에서 ‘번역’을 넘어 ‘현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에서 만든 콘텐츠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어에 담긴 관계와 유머, 감정까지 현지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시 구현하는 방식이다.
멕시코 K-엑스포 넷플릭스 부스에서 관람객이 K-콘텐츠 장면을 직접 더빙하며 현지화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멕시코시티 WTC에서 열린 ‘2026 K-엑스포 멕시코’에 참가해 K-콘텐츠 시청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넷플릭스 효과’로 소개했다고 6일 밝혔다. 특히 한국의 이야기가 중남미 시청자에게 온전히 전달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언어를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호칭과 관계, 유머, 감정 등 문화적 맥락까지 현지에 맞게 옮기는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현지화는 한국 콘텐츠의 색깔은 살리면서 각국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표현을 바꾸는 작업이다. ‘오빠’, ‘언니’, ‘형’, ‘누나’ 같은 호칭은 인물의 나이와 친밀도, 관계를 보여준다. 한국식 말장난이나 높임말, 감정 표현도 마찬가지다. 이를 그대로 번역하면 인물 사이의 관계나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의 의미와 감정은 살리면서 현지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표현을 찾는다.
특히 넷플릭스는 더빙을 단순한 번역이 아닌 ‘두 번째 제작(Second Production)’으로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대사라도 화가 난 장면인지, 장난을 치는 장면인지에 따라 성우가 말의 속도와 억양, 감정을 다르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지화 방식은 실제 시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전 세계 한국 오리지널 예능의 전체 시청 가운데 더빙 비중은 40%를 넘는다.
이번 멕시코 행사에서는 이런 현지화 과정을 관람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작품 속 장면을 더빙해보는 체험도 마련했다. 넷플릭스는 자막과 더빙뿐 아니라 화면해설, 청각장애인용 자막 등을 통해 한국 콘텐츠가 각 지역의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과정도 소개했다.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김윤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등 한국의 산업 관계자들도 넷플릭스 부스를 찾았다. 김 원장은 최근 멕시코 버전이 공개된 '피지컬 : 100'의 더빙을 직접 체험하며 한국 콘텐츠가 현지 언어로 구현되는 과정을 살펴봤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K-콘텐츠 시청은 한국 문화와 관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가 독립 연구기관 2CV에 의뢰해 8개국 1만15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K-콘텐츠 시청자의 72%가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답했다.
넷플릭스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의 이야기를 본 시청자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작품 속 음식과 문화를 경험하며, 한국을 다음 여행지로 떠올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좋은 이야기와 창작자들이 더 많은 글로벌 시청자와 만날 수 있도록 한국 정부 및 콘텐츠 산업 파트너들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