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한 달 앞두고 30%대 초반으로 내려앉아 임기 중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장에서 관객석이 비는 일까지 이어지자 민주당은 의회 다수당 탈환을 노리고 있다. 또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질 경우 결과에 불복하거나 비상권한을 꺼낼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지지율이 로이터와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32%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으며, 무당층과 히스패닉 유권자의 이탈이 두드러졌다고 가디언이 5일(현지시각) 전했다.
트럼프 지지율 32%, 비어 가는 객석
미국의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르는 선거다. 미국 상원 3분의 1과 하원 435석 전체를 새로 뽑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이런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의 인기가 낮으면 집권당에 불리한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로이터와 입소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2%였다. 이 조사는 미국 성인 450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오차범위는 약 ±2%포인트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바라보는 미국 국민의 마음은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37%로, 중간선거 직전 대통령 지지율로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절까지 소급해볼 때 월스트리트저널이 실시했던 여론조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라고 미국 인터넷매체 아메리카온라인(AOL)은 전했다.
주목되는 점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준 히스패닉 유권자 가운데 긍정평가는 24%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공화당의 유세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오하이오 유세현장과 앨라배마 모빌 유세현장에서는 객석의 여러 줄이 비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를 보도한 언론을 비난했다. 그러나 관련 보도는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연합뉴스
민주당 우세, 공화당은 돈으로 맞불
미국 공화당의 낮은 지지율은 선거 판세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미국 하원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 무소속 1석, 공석 2석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가 매우 좁혀져 있다.
미국 정치 컨설팅회사 마인드셋은 민주당이 전국 득표율에서 10%포인트 앞서면 약 33석을 추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당파 선거분석 매체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의 설립자 찰리 쿡은 아메리카온라인에 "민주당이 중간선거 뒤 하원을 되찾을 가능성이 확실시(done deal)된다"며 "민주당이 미국 상원에서도 우세를 이어갈 확률도 매우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미국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공화당이 쥐고 있는 가장 큰 무기는 풍부한 정치자금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노동절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자금에서 1억8천만 달러(한화 약 24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여론조사가 민주당의 세력을 과대평가했을 가능성도 있어 결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선도 나온다.
트럼프, 선거 불복과 비상사태 우려
주목할 것은 중간선거 과정과 선거 이후에 펼쳐질 정치적 혼란 가능성이다.
미국 선거는 연방정부가 아니라 주와 지방정부가 관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투표 절차를 바꾸려던 시도는 대부분 법원이나 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공화당이 패배한 선거의 정당성에 거듭 의문을 제기해 왔다.
여기에 미국 일부 우익 활동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거와 관련한 비상권한을 선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뒤 결과를 뒤집으려 했던 전례가 있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우려하는 것은 단순히 선거 결과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거나 연방정부의 권한을 활용해 선거 과정에 개입할 경우, 선거를 둘러싼 혼란이 투표 당일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미 시작됐다.
카시 파텔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중간선거 당일 FBI 요원이 투표소에 배치될 가능성을 명확하게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연방법에 따라 무장한 연방 공무원이나 군 인력이 투표소에 배치되는 데 제한이 있어 민주당에서는 이를 두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