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판매 반등을 노린다. 가격은 시장에서 예상하던 것보다 저렴하게 책정됐다.
현대차는 올해 노조 파업과 부품사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 주력 차종 노후화 등 악재가 겹치며 2020년 이후 가장 저조한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수익성이 높은 제네시스 신차를 시장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내놔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 'GV80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판매 반등을 노린다. ⓒ현대자동차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첫 하이브리드 모델 'GV80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공식 출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고 10월6일 밝혔다.
후륜구동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국내 고급차 시장을 공략한다.
GV80 하이브리드의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 5% 기준으로 7680만 원으로 책정됐다. 당초 가격은 8천만 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브랜드 첫 하이브리드 모델인 만큼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요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렉서스 RX 350h보다 10%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이번 신차에는 2.5 터보 엔진이 탑재됐고, 엔진 시동 및 발전을 담당하는 시동 모터(P1)와 구동 및 회생제동을 담당하는 최고 출력 59.1kW(킬로와트)의 구동 모터(P2)로 이뤄진 병렬형 구조가 적용됐다.
시스템 합산 최고 출력은 352마력(PS)으로 GV80 2.5 터보 모델의 304마력에 비해 최고 출력이 약 16% 향상됐다.
복합연비도 19인치 2WD 5인승 모델 기준 12km/ℓ로 GV80 2.5 터보 모델 대비 약 29% 개선됐다.
제네시스는 GV80 하이브리드에 기존 3.5 터보 모델의 고용량 후륜 8단 변속기를 기반으로 구조를 최적화해 변속기 전장을 대폭 축소하고 동력 전달 효율을 높인 신규 7단 변속기를 처음 탑재했다.
이밖에도 신차에는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시스템 최초로 수냉식 하이브리드 배터리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더 높은 최대 방전 출력을 확보하고, 배터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전기차에서 느낄 수 있는 즉각적 가속 응답성능도 GV80 하이브리드의 특징이다.
제네시스는 GV80 하이브리드에 △2.5 가솔린 터보 대비 낮은 종감속기어비(FGR) 설정을 통한 구동계 정숙성 확보 △엔진 크랭크 샤프트 댐퍼풀리에 비틀림 진동 및 굽힘 진동 동시 저감 기술 도입 △신규 후륜 7단 변속기에 회전식 진동 흡수(CPA) 댐퍼 적용 등을 통해 파워트레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을 적극적으로 제어했다.
탑승객 보호 장치도 강화했다. 정면 충돌에 대비한 하중 분산 구조를 적용하고, 측면 충돌 시 힘을 받아내는 사이드 실에 보강재를 추가했다. 여기에 여러 겹을 중첩시키는 변형 방지 구조를 적용한 뒤 배터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내부 형상 최적화 작업을 거쳤다.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도 적용돼 정차 중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오인해 급격히 밟는 상황을 감지해 구동력을 제한하고 긴급제동을 통해 충돌로 인한 피해를 경감할 수 있도록 했다.
제네시스는 기존 GV80 외장 색상과 함께 세이셸 베이지, 브런즈웍 그린, 트롬소 그린, 카디프 그린을 추가하고, 19/20/22인치 신규 휠 및 GV80 하이브리드 블랙 전용 22인치 휠을 새롭게 마련했다.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전무는 "GV80 하이브리드는 제네시스 첫 하이브리드로서 강력한 동력 성능과 우수한 효율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전기차 수준의 정숙성을 구현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주행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파워트레인 경험을 제공하며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GV80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4분기 신차를 잇달아 투입해 올해 부진했던 판매 실적을 만회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올해 1~9월 글로벌 판매량은 288만6763대로 2025년 같은 기간보다 7.0% 줄었다. 해외 판매는 243만8582대로 5.1% 감소했지만 국내 판매는 44만8181대로 16.3% 급감했다.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모두 60시간의 파업을 벌이며 약 5만52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3월에는 부품업체 안전공업 화재로 주요 차종 인도가 지연됐다. 수익성을 이끌던 SUV와 제네시스 라인업의 노후화, 중동 전쟁 여파 등 지정학적 위험도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앞서 하반기 신차 출시와 생산 확대로 연간 판매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7월23일 열린 2026년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과 아반떼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제네시스 신차 등 생산 확대를 통해 감소한 판매 물량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