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는 핵심 상품 엔진, 증권 플랫폼은 고객 접점, AI와 토큰화는 미래 금융 인프라로 삼아 고객이 성장 기회에 더 쉽고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올해 6월 열린 '미래에셋 랠리 2026'에서 한 이야기다.
박 회장이 말한 '고객 접점'이 글로벌 투자 플랫폼 전략과 만나 구체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홍콩에서 먼저 선보인 투자 플랫폼 'MAPS' 브랜드를 국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도입하면서다.
박 회장의 '미래에셋 3.0' 구상은 자산운용사가 만드는 투자상품과 증권사의 고객 기반에 새로운 금융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투자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홍콩에서는 개인투자자 대상 사업과 한국 주식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앱의 투자정보와 자산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에게 미래에셋증권의 증권 플랫폼은 단순한 하나의 '앱'이 아니라 '미래에셋 3.0'의 고객들을 이어줄 핵심 자산이다. ⓒ허프포스트코리아
◆ ETF는 상품 증권은 고객 접점, 박현주가 제시한 '미래에셋 3.0'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10월1일부터 국내 MTS 명칭을 'M-STOCK'에서 'MAPS'로 변경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번 개편은 단순히 앱의 이름을 변경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식과 연금, 디지털자산 투자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하고 자산관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앱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분산돼 있던 AI 서비스도 모아 투자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국내 앱 개편의 배경에는 박 회장이 올해 제시한 '미래에셋 3.0' 전략이 있다.
박 회장은 6월1일부터 3일까지 열린 '미래에셋 랠리 2026'에서 ETF와 AI 자산관리, 디지털자산 등 그룹의 역량을 연결해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주요 임직원이 모여 사업 현황과 발전 방향을 논의한 자리였다.
이러한 구상의 기반은 해외에서 쌓아온 상품과 영업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월 행사 당시 밝힌 글로벌 ETF 순자산은 428조 원이었다. 미국 글로벌엑스의 ETF 순자산은 1000억 달러를 넘었고, 일본과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사업을 확대해왔다.
증권 부문 역시 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현지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투자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MAPS는 국가별로 구축한 플랫폼을 연결해 고객이 접근할 수 있는 시장과 상품의 범위를 넓히려는 사업이다.
그 첫 출시 지역은 홍콩이었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지난 6월26일 박 회장 등이 참석한 행사에서 MAPS를 공개했다.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모바일 플랫폼에서 다룰 수 있도록 설계했다.
홍콩법인은 앞서 4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로부터 디지털자산 리테일 라이선스를 승인받았다. 기관 중심으로 운영해온 홍콩 사업을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확대할 기반을 갖춘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안으로 홍콩 MAPS를 통해 홍콩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 해외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해외 고객을 한국 시장으로 연결하는 거래 경로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 디지털엑스로 넓어진 사업, 박현주는 디지털자산 150조 원 목표 세웠다
박 회장이 미래 금융 인프라로 제시한 AI와 토큰화 구상과 함께, 그룹 차원의 디지털자산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지분 97.15%를 인수하고 회사 이름을 디지털엑스로 바꿨다. 미래에셋증권의 플랫폼 사업과 별도로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박 회장은 8월26일 디지털엑스 임직원 행사에서 디지털엑스를 글로벌 투자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500억 원 규모의 증자를 했다고 설명하면서 내년 흑자를 목표로 제시했다.
당시 박 회장은 그룹 고객자산이 1500조 원을 넘어섰다며 디지털자산 규모 150조 원을 1차 목표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AI가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고객의 승인에 따라 매매하는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구상도 내놓았다.
◆ 시장마다 다른 실행 단계, 홍콩은 거래 기반 확대, 국내는 디지털 자산 정보 제공, 미국은 진출 경로 모색
다만 같은 사업 구상 안에서도 실제 사업 양상은 각 시장의 제도와 준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현지 인허가를 바탕으로 개인투자자 대상 디지털자산 거래 기반을 마련했다.
박현주 회장은 홍콩 MAPS 공개 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미래에셋의 목표는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고 홍콩은 그 여정의 출발점"이라며 "홍콩에서 일본으로, 미국으로, 그리고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미래에셋증권 앱에서는 디지털자산 시장 동향과 정보를 제공하지만 직접 매매는 지원하지 않는다.
미래에셋증권은 자본시장법의 적용을 받는 토큰증권 등 증권형 디지털자산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글로벌 개인투자자 시장 확대와 관련해 새로운 진입 방안을 찾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7일 미국 온라인 증권 플랫폼 퍼블릭닷컴의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1분기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 현지 증권사 인수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지만 최종 인수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이다.
퍼블릭닷컴은 주식과 채권, 가상자산 등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인수가 성사됐다면 미국 개인투자자 대상 영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해당 거래가 중단되면서 다른 기회를 모색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