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미국과 해외 시장에서 메뉴 가격 책정에 인공지능(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맥도날드는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내세우지만, 일부 가맹점주는 AI 도구 활용을 강요받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고객들의 원성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가 이 때문에 AI를 활용한 가격 책정 방식을 폐지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시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는 29일(현지시각) 맥도날드가 본사 수익을 늘리기 위해 메뉴 가격 책정에 AI 활용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정책을 미국과 해외 일부 지역에서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AI를 이용해 각 매장 고객이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측정한다. 맥도날드의 AI 알고리즘은 약 1만4천 개 매장에서 매일 수백만 건의 거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매장별 각 메뉴 항목의 '최적 가격'을 산출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 23일 투자자들과의 회의에서 이 가격 책정 엔진이 업계 최고 수준이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업 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맹점주들이 저소득층 소비자를 유지하기 위해 저렴한 메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맥도날드 외에도 KFC와 타코벨을 소유한 세계 최대 레스토랑 기업인 얌브랜드를 비롯한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가격 책정과 기타 운영 지원을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로이터에 "(자사의 가격 책정 도구는) 의무 사항이 아니다"며 "가맹점주들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정보를 바탕으로 사업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매장별 맞춤형 권장 사항을 제공하려 설계된 도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가맹점주들의 설명은 달랐다. 일부 가맹점주는 로이터에 맥도날드로부터 여러 형태의 압력을 받았다며, AI 권장 가격과 실제 메뉴에 표시된 가격이 다를 경우 회사 임원들이 가격 책정에 관해 논의하자고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적어도 2019년부터 AI 기반 가격 책정 도구를 사용해 왔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시절과 달리 최근 몇 달 동안에는 보수적 가격 정책을 유지해 왔다. 일부 지점에서는 AI가 가격 인하까지 요구하면서 가맹점주와 본사 사이 마찰이 격해졌다.
맥도날드 본사는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가격 인하를 원한다. 본사는 개별 매장의 이윤과 관계없이 가맹점의 총매출에서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기 때문이다. 반면 가맹점주들은 임금, 임대료, 기타 매장 운영비 상승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려 한다.
맥도날드는 가맹점 계약 갱신 여부를 결정하는 등 가맹점주의 사업 성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을 본사가 가지고 있다. 크리스 켐프진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8월 투자자들에게 "(최근 가맹점 사업 평가 방식 변경으로 인해) 일부 사례에서는 가격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 기반 가격 책정 정책이 고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다른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동일한 제품의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반발에 휩싸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웬디스의 커크 태너 CEO는 2024년 AI를 사용해 '유동가격제'를 시험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중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유동가격제는 상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고정하지 않고 수요와 공급, 시간대, 재고, 경쟁사 가격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가격 책정 전략이다. 이후 웬디스는 로이터에 해당 시스템을 실제로 도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