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안에서의 대여 공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대규모 집회를 열고 대정부 공세의 전선을 거리로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10월 정기국회 기간에 서울 도심 장외집회를 열기로 하면서 정당지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굿모닝! 수요 정책 아카데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최근 여권의 실책과 분열을 틈타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과 접전 구도를 만들어낸 만큼 이번 장외집회가 단순한 대여투쟁을 넘어 지지층 결집과 지지율 상승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10월3일 토요일 서울역에서 숭례문까지 이어지는 장외집회에 나선다. 국민의힘이 장외집회에 나서는 건 지난해 9월28일 서울 대한문 집회 이후 1년 만이다.
국민의힘은 형사사법체계 개편과 검찰청 폐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는 물론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29일 취재진을 만나 "검찰청 폐지와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는 이슈와 함께 사법체계가 무너졌다는 문제, 이재명 정부의 민생·부동산 문제 등 국민들이 울분하는 상황에 대해 함께 투쟁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장외투쟁은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실행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민의힘은 장외투쟁과 별개로 다음 달 4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는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국정감사를 내팽개치고 정쟁에만 몰두하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이 기어코 10월3일 장외집회를 열겠다고 나섰다"며 "정기국회가 한창이고 민생 회복을 위해 법안 하나라도 더 처리해야 할 이 시점에 거리로 나가겠다니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민수 최고위원도 "제1야당이 국정감사 준비할 시간에 당력을 장외집회에 모으겠다고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프레임에 걸리지 않도록 장외에서는 대국민 여론전을 벌이고, 국회에서는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10월은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는 만큼 공세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0월 정기국회 국정감사 보이콧 가능성에 대해 "국정감사는 야당의 시간"이라며 "국정감사 준비에 힘을 쏟고 준비를 잘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외투쟁을 놓고 신중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지도부가 장외투쟁을 결정한 것은 최근 여론 흐름을 국정감사 정국까지 이어가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나온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9.4%로 민주당(38.7%)을 오차범위 안이지만 앞섰다. KSOI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이 37.3%, 민주당 36.3%로 집계됐다.
다만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국민의힘의 장외집회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장외투쟁은 강성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도층에게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비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장외집회를 열기로 결정한 10월3일에 광화문 일대에서 다른 보수단체의 집회도 열리면서 '부정선거' 등의 목소리가 섞인다면 최근 국민의힘 지지도 상승 흐름에도 악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동혁 대표로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진 지금이 지지층 결집의 최고 기회라 여긴 게 아니겠나"며 "다만 국정감사 기간에 당 차원의 대대적 장외투쟁을 벌이는 것에 장 대표의 강경 노선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우려가 많은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10월 정국에서 국민의힘이 풀어야 할 과제는 강력한 대여투쟁과 정책 대안 제시를 어떻게 병행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장외투쟁이 정치적 구호에만 머물거나 국회에서의 정책 경쟁으로 연결되지 못할 경우 당 지도부가 기대하는 지지율 반등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장외집회로 지지층을 결집하면서도 국정감사에서는 민생과 정책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느냐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지금 여대야소 정국에서 야당이 국정감사 기간에 화력을 총결집시켜서 핵심 현안들을 가지고 정말 끝을 봐야 된다"며 "국민적 울분과 분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외집회로 그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KSOI 여론조사는 28일과 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RAS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