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의원총회를 거쳐 조작기소 특검법안 처리 시점을 국정감사가 끝난 뒤로 미루기로 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내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를 기록하고 민주당 지지도도 떨어지는 국면에서 정쟁을 불러일으킬 조작기소 특검법안 강행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30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의원총회에서 '조작기소 특검법'과 민주유공자법을 10월1일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국정감사 이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전은수 민주당 대변인은 29일 의원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민주유공자법, 조작기소 특검법은 (처리) 필요성에 다들 공감하지만, 시기는 당내 여론 수렴해 국감 이후에 보도록 하겠다"며 "이번 국감의 목표가 민생 올인이어서 이를 절실하게 나타내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4월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발의했으나 특검이 자체적으로 '공소 취소'를 가능하게 했다는 논란이 일자 법안 처리를 보류해 두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논란이 되는 특검의 권한 사항 중에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하시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의중에 맞춰 조작기소 특검법안 내용 가운데 공소취소 권한을 삭제한 뒤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다시 미룬 것이다. 국민의힘이 조작기소 특검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민생법안 전체에 필리버스터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조작기소 특검법을 상정할 경우 "스스로 탄핵의 문을 열게 될 것"이라며 공세를 예고했다.
실제 민주당 지지도도 국민의힘에 역전당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28일 발표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직전조사보다 1.5%포인트 떨어진 38.7%로 국민의힘(39.4%)와 오차범위 안이었다.
KSOI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36.3%, 국민의힘 37.7%로 오차범위 안지만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더 높았다. KSOI 조사 기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 건 처음이다.
다만 민주당이 법안 처리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닌 만큼 국감이 끝난 뒤 특검의 수사 대상과 범위, 추천 방식, 기존 기소 사건과의 관계 등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전용기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내일 당장 처리해야 할 법안이 70여건 남아 있는 것을 걱정한다"면서도 "저는 조작기소 특검이 발족해야 검찰개혁이 완성된다고 보기 때문에 이번 본회의에 상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사실 조작기소 특검법안은 올해 2월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만든 민주당 의원모임 공취모(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이 주도했다. 공취모는 민주당 의원 105명이 참여해 출범했을 정도로 대세를 이뤘다.
당시 의원모임의 명칭에 명확하게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라는 문구를 넣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고 유시민 작가는 "미친 짓"이라 비판하기도 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KSOI 여론조사는 28일과 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RAS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