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제품과 서비스가 나날이 세계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일부 기업과 특정 분야를 넘어 식품과 뷰티, 콘텐츠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있다.
2025년 농림축산식품부가 해외 22개 도시, 1만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식 치킨은 해외 소비자가 ‘최근 1년간 가장 자주 먹었고 가장 좋아하는 한식 메뉴’로 꼽혔다.
유정록 커리어케어 그로쓰 본부장 전무가 기업의 해외사업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로 본사와 현지를 연결하는 인재를 꼽았다. ⓒ커리어케어
같은 해 한국의 외식기업들은 56개국에서 464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중 65%가 치킨과 제과 분야에 속해 있었다. 한식에 대한 인지도는 68.6%로 조사 이래 최고 수준이었다.
누적 판매량 80억 개를 돌파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처음부터 세계인을 대상으로 만든 제품이 아니었으나 유튜브와 SNS를 통해 해외 소비자들에게 ‘도전해보고 싶은 콘텐츠’로 소개되면서 인기제품으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 인식하지 못했던 가치가 해외 소비자의 눈에 띄었고,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음식 외에도 K-문화 열풍의 성과가 눈에 보이는 사례는 많다. 이제 올리브영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올리브영 구매액이 1조 원을 돌파했고, 이에 힘입어 해외 주요 도시에 매장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국내 최대 웹툰 플랫폼인 네이버웹툰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한국 웹툰을 수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디즈니나 워너브라더스 같은 세계적 콘텐츠 기업들과 손을 잡기 시작했다.
단순히 한국 콘텐츠가 미국에서 인기를 얻은 것이 아니라 미국의 거대한 콘텐츠 IP들이 오히려 웹툰이라는 새로운 방식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 성공한 제품이나 브랜드를 해외로 옮긴다고 해서 같은 성과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의 대다수는 오랜 기간 현지 시장과 소비자 특성을 분석해 현지 맞춤형 사업전략을 펼친 곳들이다. 해외 진출은 현지화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실행에 옮겼는가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현지화에 성공하려면 현지인의 시각으로 시장과 상품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현지인을 채용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현지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면 본사의 전략과 경쟁력이 현지화 과정에서 희석될 수 있다. 반대로 한국 본사의 임원을 파견하면 본사의 전략과 조직문화를 전달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현지 고객의 정서와 시장의 미묘한 변화를 읽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
결국 글로벌 사업에서 필요한 인물은 본사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사람도, 완벽히 현지화된 사람도 아니다. 본사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현지 시장과의 균형점을 찾아 적절하게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이다.
문제는 이런 사람을 찾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인재 채용의 핵심은 후보자 수가 아니라 인재를 어떻게 정의하고, 찾아내고, 검증할 수 있느냐에 있다. 단순히 국적이나 경력을 충족하는 후보자를 찾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사람이 어떤 산업과 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현지 시장에서 실제로 어떤 성과를 만들어 왔는지, 한국 본사의 전략을 이해하고 조직 안에서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최근 커리어케어에는 해외시장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를 추천해달라는 기업들의 요청이 크게 늘고 있다. 단순히 외국어를 잘 하거나 해외체류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현지에서 직접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팔아 본 경력자를 찾아 달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한국인이 아니어도 좋고 한국어를 몰라도 좋으니 현지에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지법인을 총괄하거나 제품의 생산과 유통을 책임질 수 있는 외국인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 때문에 커리어케어의 헤드헌터들은 데이터베이스를 뒤지고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현지 써치펌과 제휴를 통해 외국인 인재를 추천하고 있고, 그렇게 해서 기업이 채용한 임직원도 계속 늘고 있다.
한국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제품이 세계로 나가고, 서비스가 세계로 나가고, 브랜드가 세계로 나간다. 상황이 이렇게 달라진 이상 사람을 찾는 방식도 변해야 한다. 단순한 해외인재가 아니라, 한국 본사의 전략을 이해하면서 현지인의 눈으로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본사와 현지 시장을 연결할 인재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기업의 해외사업 성공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유정록/커리어케어 그로쓰 본부장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