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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 홍보 영상 제작으로 유명해진 김선태 전 주무관(충주맨)이 지난 4월 '여수세계섬박람회'를 홍보하는 콘텐츠를 올렸다. 개막을 5개월 앞두고도 공사가 한창인 현장이 그대로 노출됐고, 김 전 주무관이 허허벌판에서 "여길 왜 데려왔냐"고 말했다. 이 장면은 온라인에서 '밈'으로 확산됐다. 이후 섬박람회에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빗댄 '제2의 잼버리', 이른바 '섬버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랐다.

섬박람회는 예정대로 5일 개막해 2주째를 맞았다. 그러나 저조한 관람객 수와 볼거리 부족 지적, 개막 이후 콘텐츠 보강과 추가 예산 편성, 여수시 공무원들의 부실 해외출장 보고서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우려가 현실이 돼가는 듯하다.

여수세계섬박람회를 둘러싼 안타까움 : '248억 원→713억 원' 몸집 키웠으나 여러 모로 부족하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주 행사장 풍경. ⓒ연합뉴스

20일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개막 이후 상황을 종합해 보면, 조직위원회(조직위)가 5개월 전 준비 부실 논란을 수습하며 내놨던 설명과 실제 개막 이후 모습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조직위는 개막 이후에도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급하게 추가했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광주특별시)는 콘텐츠 보완을 위해 7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까지 편성했다.

그런데도 조직위가 자신했던 '3백만 관람객' 목표 달성에는 개막 초기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조직위는 박람회가 진행되는 61일 동안(9/5~11/4) 30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지만, 13일까지 누적 관람객은 10만8명으로 하루 평균 1만1112명에 그쳤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일 평균 약 4만9천 명이 찾아야 한다. 개막 전 사전입장권 약 30만 장을 판매했다고 홍보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다.

문제는 이 박람회가 처음부터 3백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한 7백억 원대 행사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사업 초기에는 30개국에서 관람객 2백만 명을 유치하고 한 달가량 진행하는 행사로 출발했다. 당시 여수시가 마련한 종합기본계획상 총사업비는 212억1천만 원 수준이었고, 이후 정부가 국제행사 기본사업비로 승인한 금액은 248억 원이었다.

그런데 이후 행사의 몸집이 '갑자기' 커졌다. 여수시는 2023년 폭염과 폭우, 태풍 등 여름철 기상 위험을 이유로 개최 시기를 기존 7~8월에서 9~11월로 옮겼고, 행사 기간도 31일에서 61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당시 여수시 섬박람회기획팀은 행사 기간을 한 달 늘리면 운영비가 약 36억 원 더 필요하지만 입장권 수입 등 사업수익도 증가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후 관람객 목표도 2백만 명에서 3백만 명으로 늘었다.

여수세계섬박람회를 둘러싼 안타까움 : '248억 원→713억 원' 몸집 키웠으나 여러 모로 부족하다
5일 전남광주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행사장 앞바다 너머로 섬이 펼쳐져 있다. ⓒ연합뉴스

사업비 역시 행사 규모와 함께 불어났다. 정부가 승인한 기본사업비 248억 원에 전라남도(전남도)와 여수시가 428억 원 규모의 확대사업을 추가하면서 사업 규모는 676억 원으로 커졌다. 확대사업에는 부족한 콘텐츠 개발과 랜드마크·섬 테마존·야외공연장 조성, 홍보·마케팅 등이 포함됐다. 이후 사업비가 다시 늘면서 직접사업비는 703억 원을 거쳐 현재 713억 원까지 증가했다. 처음 계획보다 행사 기간은 두 배 가까이, 관람객 목표는 1.5배로 늘었고 직접사업비는 세 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전남도가 사업비를 홍보한 방식도 논란을 키웠다. 전남도는 지난해 9월 기본사업비 248억 원과 확대사업비 428억 원에 도로·관광 등 연계사업 935억 원까지 더해 "총 1611억 원을 투입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올해 준비 부실 논란이 커진 뒤에는 연계사업을 제외한 7백억 원대 직접사업비가 실제 박람회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박람회의 규모를 홍보할 때는 연계사업까지 합친 1600억 원대를 내세웠다가 결과물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자 직접사업비와 연계사업비를 분리해 설명하면서 주최 측이 스스로 혼선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사업비를 늘릴 때마다 주요 명분 가운데 하나로 '부족한 콘텐츠 개발'을 내세웠는데도 개막 이후 다시 콘텐츠를 채우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특별시는 박람회 개막 열흘 만인 15일 문화행사와 관람객 이동 지원 등에 쓰겠다며 7억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이미 7백억 원대 사업비를 투입한 행사가 문을 연 뒤 다시 세금을 들여 콘텐츠를 보강하는 셈이다.

조직위도 개막 초기부터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조직위는 15일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공연 콘텐츠 강화"라며 위클리 콘서트와 버스킹, 문화공연 등을 늘리고 체험 프로그램도 보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뒤늦게 추가한 콘텐츠가 '세계 최초 섬 박람회'라는 행사의 정체성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를 두고도 의문이 제기된다.

'섬의 가치와 미래'를 보여주겠다며 사업비를 수백억 원 늘린 국제행사가 정작 개막 이후 일반 지역축제에서도 볼 수 있는 공연을 급히 늘려 부족한 볼거리를 메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수세계섬박람회를 둘러싼 안타까움 : '248억 원→713억 원' 몸집 키웠으나 여러 모로 부족하다
흰색 트럭에 천과 현수막을 둘러 배처럼 꾸민 '거문도 뱃노래' 공연 소품. ⓒ엑스(X, 옛 트위터) 갈무리

이미 준비돼 있던 콘텐츠의 완성도도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전남 무형유산인 '거문도 뱃노래' 공연에서는 흰색 픽업트럭에 천과 현수막을 둘러 배처럼 꾸민 모습이 온라인에 확산됐다. "7백억 원을 어디에 썼느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조직위는 해당 공연은 직접사업비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연계사업으로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박람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수시 공무원들이 작성한 해외출장 보고서까지 뒤늦게 도마에 올랐다.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서 '섬박람회'를 검색하면 관련 키워드가 들어간 출장보고서 107건이 나온다. 일부 보고서에는 "라면 맛이 최고였다", "산림욕은 최고"와 같은 단순 감상과 코끼리 트레킹·낚시 체험 등의 일정이 담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유성 출장과 부실 보고서 논란이 번졌다.

여수시는 실제 섬박람회 벤치마킹을 직접 목적으로 한 출장은 2023년부터 3년간 21건이며 나머지 86건은 다른 목적의 국외출장에서 섬박람회와 관련한 사례를 함께 살핀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일부 출장보고서가 허술하게 작성되거나 다른 보고서 내용을 복사해 붙이는 방식으로 작성된 사실은 인정했다.

여수세계섬박람회를 둘러싼 안타까움 : '248억 원→713억 원' 몸집 키웠으나 여러 모로 부족하다
5일 오전 전남광주 여수시 진모지구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행사장에서 방문객들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초 섬박람회'를 내세우며 시작한 행사는 개막 2주 만에 박람회 자체의 성과보다 관람객 부진과 예산, 해외출장 보고서, 온라인상의 '섬버리' 조롱으로 더 자주 회자되는 상황을 맞았다. 물론 박람회는 아직 11월4일까지 한 달 넘게 남아 있어 현재의 성적만으로 최종 결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다만 '섬버리'라는 조롱을 낳은 박람회의 첫 단추가 어디서부터 잘못 끼워졌는지를 둘러싼 의문은 남아 있다. 박람회가 남은 기간 반전을 만들어내더라도 2백억 원대에서 7백억 원대로 불어난 사업비가 어디에 어떻게 쓰였고, 그럼에도 왜 개막 이후까지 콘텐츠를 보강해야 했는지를 둘러싼 질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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