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뒤 소액주주 대상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분할 이후의 성장 전략과 주주환원 방침을 밝혔다. 경영진이 소액주주만 따로 모아 경영 현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이례적으로 마련했다.
하지만 간담회 직후 노조에서는 "소통이 아니라 쇼통"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노조는 간담회가 이미 정해진 방침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고 주주의 질문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카카오가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뒤 소액주주 대상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지만 직후 노조에서는 "소통이 아니라 쇼통"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왼쪽 세 번째)가 1월15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그룹 신입 공채 교육 현장에서 신입 크루들과 소통하고 있다. ⓒ카카오
카카오는 9월16일 인적분할의 개요와 추진 배경,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알리는 온라인 간담회를 소액주주 대상으로 열었다고 9월17일 밝혔다.
8월21일 발표한 인적분할 계획을 소액주주들에게 설명하고, 분할 뒤 출범할 카카오AI와 카카오X의 방향을 공유하려고 마련한 자리다.
카카오는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이유로 'AI 시대에 맞는 실행 속도'와 '최적의 자본 배분 체계 구축'을 들었다. 성격도 성장 단계도 다른 사업을 한 회사에 묶어두기보다 따로 떼어내야 경영 효율을 높이고, 시장에서 각 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이사 내정자는 "이번 인적분할의 목적은 각 사업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의사결정을 효율화하며 각 사가 보유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할 이후 목표치도 제시했다. 신설법인 카카오AI는 카카오톡에 AI를 접목해 2030년 연매출 6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존속법인 카카오X는 2030년까지 주요 사업 매출을 해마다 평균 13.3%씩 늘려 연결매출 10조 원 이상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로 했다.
주주환원 방안도 내놨다. 카카오AI는 별도 기준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주주환원에 쓰고, FCF가 전년보다 50% 이상 늘면 이 비율을 최대 40%까지 높인다.
카카오X는 자회사에서 받는 세후 배당금의 30%, 그리고 자본비용과 세금을 제외한 투자차익이 생기면 그 30%를 주주환원에 쓴다. 두나무 지분 매각 차익으로 3천억 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겠다는 계획도 재차 확인했다.
그러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이번 간담회가 "소액주주와의 소통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이미 정해진 결론을 다시 통보하는 자리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간담회 진행 방식부터 문제 삼았다. 노조에 따르면 한 시간가량 이어진 간담회에서 참석 주주가 몇 명인지 알 수 없었고, 참석자가 마이크를 켜고 직접 질문할 수도 없었다.
질의응답에서 다룬 질문 16개 가운데 14개는 회사가 미리 정리한 질문이었고, 간담회 도중 주주들이 남긴 질문 가운데 답변이 이뤄진 것은 2건이었다.
안세진 카카오지회 부지회장은 "회사가 원하는 질문만 골라 답하고 불편한 질문을 외면하면서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라며 "오늘 카카오가 보여준 것은 소통이 아니라 '쇼통'이었다"고 말했다.
설명 내용도 부족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가 "지난 8월 분할 계획 발표 이후 반복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정신아 대표를 포함한 책임 있는 경영진이 직접 참석하는 추가 공개 간담회를 개최하고 회사가 사전에 준비한 질문이 아니라 주주들이 실제로 제기하는 질문을 직접 받아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