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래퍼 맥클모어(본명 벤자민 해거티)가 가수 에드 시런의 '루프(Loop)' 공연투어 오프닝 공연으로 받은 100만 달러의 수익을 팔레스타인 주민과 가자지구 구호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 발언으로 이번 공연 투어에서 중도 하차당한 뒤 나온 결정이다.
미국 래퍼 맥클모어(왼쪽), 로버트 크래프트 패트리어츠 구단주. ⓒA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맥클모어는 17일(현지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런 기부 계획을 발표했다.
맥클모어는 "지난 48시간 동안 일어난 모든 일을 고려할 때 이 대화를 본래 있어야 할 곳, 즉 여전히 살해당하고 여전히 군사 점령하에 살며 여전히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로 되돌려 놓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런의 루프 투어에서 얻은 순수익 100만 달러(13억8300만 원) 전액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직접 지원하는 6개 단체에 기부하겠다"며 로버트 크래프트 패트리어츠 구단주에게도 자신의 기부에 상응하는 금액을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맥클모어가 기부 대상으로 밝힌 곳은 팔레스타인 아동구호기금(Palestine Children’s Relief Fund), 힐 팔레스타인(Heal Palestine), 가자 수프 키친(Gaza Soup Kitchen), 팔레스타인 의료지원단체(Medical Aid for Palestinians),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미국위원회, 중동 지역 난민 지원단체 아네라(Anera) 등이다.
앞서 맥클모어는 지난 4일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프닝 무대에서 약 2분간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런 스타디움에 서서 마음속으로 매우 소중한 두 단어를 말하려고 이 투어에 참여했다"며 "Free Palestine(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이라고 외쳤다. 그는 이어 "가자부터 점령된 서안지구까지 사람들이 우리가 그들을 잊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맥클모어는 다음 날인 5일 공연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비판, 집단학살에 대한 반대가 유대인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맥클모어는 시런의 미국 공연투어에서 중도하차했다. 맥클모어는 자신이 투어에서 제외된 과정에 로버트 크래프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구단주가 관여했다고 주장했고, 크래프트 측은 맥클모어의 정지적 발언과 이미지 등을 문제 삼으며 더이상 투어에 그를 세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맥클모어의 하차를 둘러싼 논란은 다른 오프닝 공연자들의 이탈로도 이어졌다. 피니어스(Finneas), 애런 로우(Aaron Rowe), 덴마크 밴드 루카스 그레이엄(Lukas Graham), 아일랜드 포크 밴드 베오가(Beoga) 등 시런 공연투어의 다른 오프닝 공연자들이 잇따라 투어에서 자진 하차했다.
한편 맥클모어의 공개 기부 요청에 크래프트 구단주도 응답했다. 크래프트 구단주는 이날 가자지구 전쟁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에 200만 달러(한화 약27억 6700만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크래프트 구단주는 맥클모어가 기부를 요청하기 전에 가수 시런이 먼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200만 달러를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트에 따르면 시런 역시 지역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돕기 위해 200만 달러를 기부할 계획이며, 다른 공연장 운영자들에게도 기부 동참을 요청할 예정이다.
다만 크래프트가 기부할 200만 달러가 구체적으로 어느 단체에 전달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맥클모어가 팔레스타인 지원 단체 6곳을 명시한 것과 달리 크래프트는 '지역의 인도주의적 위기 지원'이라는 원칙만 밝힌 상태다.
크래프트는 오랜 기간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유대계 사업가로 알려져 있으며 반유대주의에 맞서는 활동에도 재정적으로 관여해 왔다. 이번 사안에서도 그는 맥클모어의 발언이 유대인에 모욕적이라 주장하며 그의 공연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