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AI 발전 속도 규제 촉구에도 반대를 표명했다. 미국 민주당이 규제 강화를 외치는 가운데 공화당은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AI에 우려를 표하거나 냉담한 여론이 우세하다. 이에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합주에서는 공화당 선거 후보들도 데이터 센터 및 AI 규제에 찬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9월13일 아일랜드에서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기 위해 다가가고 있다. ⓒAFP통신=연합뉴스
16일 뉴욕타임스를 포함한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AI 업계의 개발 속도 완화 촉구에도 중국과의 패권에서 이겨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12일(현지시각) 자신의 블로그에서 AI 모델 기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 xAI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창업자 역시 곧이어 아모데이 CEO에 동의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14일 월요일 새로운 AI 기능을 제한하기 위해 모델 학습에 적용될 잠정적인 "행동 강령"을 발표했다.
◆트럼프 AI 규제 반대 : 민주당 규제 강화 나서며 공세, 공화당 소극적
그러나 업계의 촉구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SNS에 "AI에 필요한 유일한 통제 수단은 강하고 똑똑한(IQ가 높은!) 대통령이다"며 AI 안전성 우려를 사기라고 치부했다. 그는 이어서 규제 강화가 중국의 AI 패권 경쟁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암시했다.
미국 민주당은 AI 규제 강화 공세에 나섰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장은 의회에 AI 관련 법안 통과를 촉구했으며,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의장은 의원들이 11월 예정된 휴회 전까지 AI 관련 규제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돈 바이어 민주당 하원의원은 10일 SNS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 작성한 글에서 의회가 중간선거를 위해 휴회하지 않고 회기를 계속하여 이미 발의된 인공지능 관련 법안을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바이어 의원은 15일 영국 언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AI 기업은) 막대한 돈을 벌고 있는 상황이라 이윤을 줄여가면서 스스로를 규제할 유인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바이어 의원은 이어 "경제 전반에 걸쳐 규제 기관이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고 공익을 증진하며 기업의 이윤 추구를 가능하게 한다"며 "(AI 업계에도) 그런 기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 공화당은 비교적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13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며 "국가에 해를 끼치고 중국을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하는 법안을 섣불리 통과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존 콘린 공화당 상원의원은 X에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의회가 효과적이고 현명한 규제를 통과시킬 수 있는 충분한 지식이 있는지 여부가 의심스럽다고 적었다. 콘린 의원은 이어서 "(규제를 통과시킨다고 해도) 우리의 적 역시 같은 규칙을 따를 것인가?"고 질문을 던졌다.
◆ 미국 국민은 AI에 냉담, 경합주에서는 공화당 후보들 여론 의식해 규제에 나서
그러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경합주에서는 공화당 선거 후보들도 AI 업계의 상징이 된 데이터 센터 규제에 찬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 미시간주 상원의원 후보는 신규 데이터 센터 건설을 1년간 동결할 것을 촉구했다. 비벡 라마스와미 공화당 오하이오주 주지사 후보는 데이터 센터가 지역 주민의 전기 요금과 재산세를 납부하기 전까지 개발을 중단하는 행정 명령을 제안했다.
이는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 AI와 데이터 센터 반대 여론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메사추세츠 대학교가 1천 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해 14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5%가 거주지 인근에 데이터 센터가 건설되는 걸 반대했다. 찬성하는 응답자는 11%에 불과했다.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반대하는 응답자는 52%, 찬성하는 응답자는 18%로 반대가 2.8배 많았다. 심지어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세력 사이에서도 반대하는 응답자는 42%, 찬성하는 응답자는 25%였다.
한 경찰관이 2026년 9월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 장관 회의에서 시위대가 AI와 데이터 센터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선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FP통신=연합뉴스
AI 규제 관련해서도 찬성 세력이 우세하다. 메릴랜드 대학교 공공자문프로그램(PPC)이 경쟁이 치열한 11개 주와 28개 하원 선거구에서 1만9564명의 미국 성인 대상으로 실시해 7월20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민주당원의 85%와 공화당원의 79%가 인공지능을 감시하고 규제할 새로운 연방 기관 설립을 원했다.
응답자 가운데 민주당원의 82%, 공화당원의 78%가 이미 건강보험 청구, 대출 신청, 채용 등 대중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쓰이는 AI 프로그램에 정부가 설계한 실험을 통과하도록 명령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정부가 이런 프로그램에 감사를 진행하는 방안에는 민주당원 응답자 77%, 공화당원 응답자 73%가 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