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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예멘 후티 반군이 전면전 직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사우디 남부와 에너지 시설을 동시에 타격하면서 양측의 긴장이 임계점에 달했고, 이번 공격으로 국제 유가마저 급등하며 세계 에너지 시장까지 흔들리고 있다. 

사우디는 강력한 보복을 다짐했지만, 후티 반군 역시 홍해 봉쇄라는 카드를 앞세워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세를 보였다.

중동에 '두 번째 전쟁' 벌어지나 : 홍해 입구를 둘러싼 사우디와 후티의 '대리전' 격화
야히아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 ⓒ 야히아 사리 대변인 엑스 갈무리

사우디 당국은 8일(현지시각) 후티 반군이 자국 남부 4개 지역과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민간인 73명이 다쳤다고 밝히며 보복을 다짐했다고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이 전했다.

 

6개월 만에 다시 불붙은 '후티 vs 예멘' 전쟁

이번 공격은 예멘의 일부를 장악한 후티 반군과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 사이의 오랜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촉발됐다.  

두 세력은 후티 반군이 예멘의 수도 사나를 점령한 2014년부터 전쟁을 벌여왔고, 사우디는 이듬해부터 국제사회가 인정한 예멘 정부를 되살리기 위해 폭격 작전을 주도했다. 이 전쟁은 2022년 휴전에 이를 때까지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혹한 내전으로 번졌다.

무엇보다 이번 전투 재발의 배경에는 미국-이란 전쟁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에서 사우디 남부 아브하, 키미스 무샤이트, 자잔, 나즈란 등 4개 도시를 표적으로 삼았다. 

후티 반군 측은 자잔 정유·석유화학 산업단지와 카미스 무샤이트 공군기지, 아람코 시설 등을 겨냥한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일부 시설에 화재가 발생해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 이후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99달러를 넘어섰고, 한때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하며 7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 7월 홍해를 통한 사우디 선박 수송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한 뒤 실제로 이 해역에서 사우디 선박을 겨냥한 공격을 여러 차례 벌인 바 있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관문인 홍해 입구를 둘러싼 긴장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중동에 '두 번째 전쟁' 벌어지나 : 홍해 입구를 둘러싼 사우디와 후티의 '대리전' 격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2026년 9월 7일 배포한 사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예멘 하드라마우트주의 알와디아 군사 기지로 군사 장비를 싣고 가던 트럭들이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는 모습이라고 후티 측은 주장했다. ⓒ AFP통신=연합뉴스

 

사우디 외무장관 "사우디를 방어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9월8일 모스크바 방문 중 "외교의 문이 닫혔다고 믿지 않는다"면서도 "사우디를 방어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멘 내 사우디 주도 연합군 대변인 투르키 알말리키 소장도 이번 공격을 두고 "위험한 도발"이라며 "위협의 원천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야히아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이번 공격이 사우디가 최근 3일간 예멘에 121차례 감행한 공습에 대한 보복이었다고 주장하며, 그중 한 차례가 교도소를 타격해 수감자들이 매몰됐다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아흐메드 나기 예멘 담당 선임분석가는 뉴욕타임스에 "예멘이 대규모 전쟁으로 다시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다"며 "긴장 완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채텀하우스의 파레아 알무슬리미 연구원도 같은 매체에 "사우디 당국자들이 직접 전쟁을 피하려 애썼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있다"며 "오늘의 상황이 사우디의 참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우디가 실제 전쟁에 다시 뛰어들더라도 목표는 후티 반군의 완전한 축출이 아니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15년 사우디의 첫 개입이 수십만 명의 희생을 낳고도 후티 반군을 몰아내지 못한 채 진창에 빠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올해 8월 사우디,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맺은 집단방위 협정에 의거해 9월8일 후티 반군의 공격을 규탄했지만, 이번 협정이 실제 군사적 대응으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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