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가 종속회사나 계열사를 중복상장하는 경우 주주총회를 통해 모회사 주주들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공모주의 50% 이상을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안도걸 의원 ⓒ 연합뉴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광주 동구남구을)은 이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9일 대표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중복상장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을 만들고, 모회사 주주의 실질적 권익 보호 장치를 법제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개별 심사를 강화하고 있지만, 거래소의 개별적·재량적 판단에 따른 심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게 배경이 됐다.
개정안은 모회사의 종속회사 및 계열회사 상장을 ‘중복상장’으로 정의하고 원칙적으로 제한하도록 했다. 다만 △모회사 주주의 동의 △기존 주주에 대한 실질적 보상 △상장회사의 경영 독립성 등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먼저 모든 자회사(종속회사+계열사) 상장에 대해 모회사 주주의 동의를 구하도록 했다. 현행 거래소 규정은 물적분할 이외의 중복상장에 대해서는 모회사 주주의 동의를 일률적으로 의무화하지는 않는다.
동의 방식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했다. 특별결의는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다만 중복상장을 경영상 판단으로 보고 경영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최대주주의 ‘3% 의결권 제한’은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또 중복상장에 따른 기존 주주의 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상장회사의 공모주 50% 이상은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 또는 할인 배정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중복상장 허용 기업에 대한 기준도 구체화했다. 자회사의 매출액이 모회사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5% 미만이고 임원 겸직 비율이 3분의 1 미만이어서 실질적으로 독립 경영이 가능한 경우에만 상장할 수 있도록 했다.
안도걸 의원은 “중복상장으로 인한 소액주주 피해를 방치해서도 안 되지만, 모호한 규제로 정상적인 기업의 성장과 자금조달까지 가로막아서도 안 된다”며 “시장에 필요한 것은 규제 내용을 누구나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명확하고 합리적인 규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는 혁신과 성장을 위한 경영 자율성과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고, 주주에게는 자회사 상장에 대한 결정권과 실질적인 보상권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