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물가 상승과 국채 금리 상승이라는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해 해법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라는 외신들의 보도다.
연준 내부에서는 물가 상승으로 기준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중이다. 그러나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아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연준이 기준 금리를 동결할지 올릴지 불확실해졌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026년 8월28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연설하고 있다. ⓒ게티이미지/AFP통신=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최근 며칠 동안 유가 및 국채 이자가 상승했다"며 "투자자들은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거나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4.8%를 기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준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발언이 최근 나오고 있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완화되지 않는다고 나타나면 과감하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연설했다.
로버트 바 이사는 연준이 2024년까지 인플레이션을 2%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낮췄으나 관세, 중동 분쟁, 인공지능(AI) 개발 등으로 2025년에 연준의 인플레이션 통제 노력이 정체됐다고 지적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8월28일 와이오밍 잭슨홀에서 7월 금리 동결 결정 관련해서는 대다수 위원이 "공급망, 투자 흐름, 지정학적 상황의 변화 가능성을 고려해" 새로운 정보를 평가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기준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사이 갈등이 지속돼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은 위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고 짚었다.
워시 의장은 8월3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자본이 투자 기회 부족으로 쌓이던 글로벌 저축 과잉 시대가 저물고 "글로벌 투자 급증"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적 금융회사 JP모건체이스의 전략가들을 인용해 "해당 발언은 장기 국채 금리가 연준의 행보와는 상관없이 지난 10년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내용이다"며 "다만 투자자들은 이 발언이 금리 인상 예측을 뒷받침한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중앙은행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초래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될 것이며, 금리 인상은 경기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에너지 공급 충격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택했다. 2월28일 미국·이란 전쟁 발발 당시 투자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몇 주 안에 전쟁이 종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6개월이 넘은 지금도 전쟁은 진행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미국 경제는 타격을 입었다. 이미 미국에서 물가 상승은 지난 5년 동안 연준의 목표치인 연평균 물가상승률 2%를 웃돌고 있었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도 금리 인상 조치에 나섰다. 유럽중앙은행은 6월에 금리를 인상했고, 오는 10일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 역시 6월에 금리를 인상했으며 오는 18일 추가로 금리를 예상할 가능성이 있다.
베센트 장관은 31일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센트 장관은 세계적 경제 방송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공급 충격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며 "전통적으로 공급 충격이 발생했을 때 2차 또는 3차 파급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한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데, 핵심물가상승률은 매우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물가상승률은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물가상승률로, 올해 1~5월에는 예상보다 높았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6~7월에는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워시 의장은 8월28일 이런 수치만으로는 근본적 추세가 개선되고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한 적 있다. 이에 앞으로 연준의 행보가 어떨지에 관한 불확실성이 늘고 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이 시장을 직접 이끌기보다는 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대응 방안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늦어도 12월에는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일 기준 금리가 인상되면 투자자들은 추가적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을지에 주목할 텐데, 이는 장기 국채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