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취득을 승인했다.
최근 한화그룹이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해야 하는 ‘지분율 15%’를 넘긴 가운데 경쟁당국이 심사 승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방산업계에서 한화그룹이 중장기적으로 KAI 인수를 바라보고 있다는 시선이 나오는 가운데 지분 확보를 지속할지 주목된다.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취득을 경쟁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한화
8월3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및 2개사의 KAI 주식 취득을 승인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KAI 지분 인수가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경젱제한성 등을 상세히 살펴보는 일반심사 없이 승인 결정을 내렸다.
10일 한화시스템은 한 달 동안 장내 매수를 통해 KAI 지분 3.4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이 보유한 KAI 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모두 15.89%가 됐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이 상장사 지분을 15% 이상 취득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해야 했고 이에 이번 결정이 내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주식을 취득해도 지배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경쟁제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일반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데 이번 한화그룹의 사례는 여기에 해당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분율 26.41%로 KAI 최대주주를 유지하고 국민연금공단이 8.75%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그룹이 15% 이상의 KAI 지분을 확보했지만 정부 측의 지분율이 35%를 웃도는 만큼 한화그룹의 실질적 영향력 행사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 측에서 KAI의 최다 출자자가 되거나 KAI 임원의 3분의 1 이상을 겸임하는 때, KAI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때에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기업결합심사를 다시 진행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워뒀다.
한화그룹은 글로벌 방산업계가 ‘대형화’ 흐름으로 접어든 가운데 규모를 키우는 것이 경쟁력 확보에 필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KAI 지분 확대도 이런 연장 선상에서 진행하고 있다.
방산업계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이 KAI 지분을 늘리는 것을 두고 향후 KAI 인수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월 KAI 지분율을 5% 넘기면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하기도 했다.
아직 정부의 KAI 민영화 관련 입장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방산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수출입은행의 보유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 KAI의 다른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거나 수출입은행의 지분 일부를 확보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