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커머스가 음식과 생필품을 넘어 주얼리·스마트폰까지 실어 나르면서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의 경쟁 무대가 ‘일상 소비'로 확장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도 음식 배달로 확보한 고객을 ’장보기·쇼핑‘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유통업체 입점과 자체 퀵커머스 서비스를 동시에 확대하며 경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배달 라이더가 음식뿐 아니라 장보기·쇼핑 상품까지 배송하며 배달 앱의 일상 소비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장보기·쇼핑’은 배달 앱에서 식품·생필품뿐 아니라 반려동물용품·전자제품 등 다양한 상품까지 주문해 받아볼 수 있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말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퀵커머스 서비스 영역이 확대되면서 소비 범위도 식품·생필품을 넘어 주얼리·스마트폰·카메라 등 고가 상품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 배달의민족에서도 최근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는 최근 ‘장보기·쇼핑’을 통해 1400만 원 상당의 크리스털 장식 피규어까지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2분기 배달의민족 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스토어 역시 올해 상반기 배달의민족 내 거래액이 스마트폰은 1년 전보다 20%, 소니 카메라·렌즈는 40% 늘었다.
퀵커머스에서 장보기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유통업체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GS더프레시의 올해 상반기 퀵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9% 증가했고, 2분기 전체 매출에서 퀵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9.9%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올해 1~5월 퀵커머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늘었다.
◆ 배민, B마트 키우며 ‘장보기’ 반복 구매 잡는다
퀵커머스가 일상적 장보기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면서 배달 앱 경쟁도 ‘장보기·쇼핑’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이미 규모를 갖춘 자체 퀵커머스 B마트를 키우면서 외부 유통업체 입점까지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B마트는 배달의민족이 직접 상품을 확보해 판매하는 자체 퀵커머스 창구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B마트의 올해 1~6월 누적 주문 수와 거래액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가량 증가했다. 서비스 지역은 서울·경기 수도권을 비롯해 대전·천안·부산·대구 등으로 확대해 전국 약 70%에 달한다. 서울 수도권과 주요 광역도시에는 80여 개의 도심형 유통센터(PPC)를 운영하고 있다.
B마트에서는 두부·달걀·콩나물 등 반복 구매가 많은 식품 수요가 특히 커지고 있다. 올해 1~6월 이들 주요 품목의 매출은 각각 50% 이상 증가했다. 취급 상품을 확대하고 무료배달 기준 금액을 기존 4만 원에서 3만 원으로 낮춘 데다 배민클럽을 통한 고객 락인 효과까지 더해진 점이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B마트 안에서는 자체 브랜드(PB) ‘배민이지’를 통해 상품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배민이지는 밀키트·정육·수산 등 식품 중심에서 뷰티·패션잡화·소형 생활가전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취급 품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늘면서 매출도 98% 증가했다.
B마트와 함께 외부 매장 입점도 확대되고 있다. 배달의민족 장보기·쇼핑에는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과 GS더프레시·이마트에브리데이·노브랜드·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SSM,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포함해 2만여 개 매장이 입점해 있다. 삼성스토어·프리스비·영풍문고·스와로브스키·자주·모던하우스 등 50여 개 브랜드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2200여 개 매장도 판매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투트랙 전략 속에 장보기·쇼핑 전체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1~6월 누적 주문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3%, 거래액은 약 27% 늘었다.
◆ 쿠팡이츠, 동네가게서 편의점·마트까지 입점 확대
쿠팡이츠도 ‘장보기·쇼핑’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외부 매장을 빠르게 늘리며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초 정육점·청과점·꽃집·문구점 등 지역 매장을 중심으로 출발한 뒤 CU를 비롯한 편의점, 이마트슈퍼·GS더프레시·GS25·세븐일레븐 등 주요 유통업체까지 입점 범위를 넓혔다. 시코르뷰티·홀리카홀리카·마인드브릿지 등 뷰티 브랜드와 삼성스토어·LG유플러스 등 전자제품·통신 매장도 판매망에 합류했다.
특히 쿠팡이츠는 소비자와 가까운 동네 상권을 먼저 확보하는 방식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소상공인은 별도의 물류센터나 전국 단위 배송망 없이 기존 매장을 상품 보관·준비 거점으로 활용해 인근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다. 소비자도 평소 이용하던 정육점·꽃집·문구점 등의 상품을 배달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합류하면서 쿠팡이츠의 장보기 수요 대응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CU를 시작으로 외부 유통업체와의 협업을 확대했고, 최근에는 세븐일레븐 전국 1500여 개 점포와 이마트 창동·왕십리·목동점 등 6개 점포가 퀵커머스 판매망에 합류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PB 상품과 디저트·스낵·생활용품을, 이마트에서는 신선식품·가공식품·생활용품 등을 주문할 수 있다.
외부 매장 확대와 함께 쿠팡이츠는 자체 퀵커머스에도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2021년 시작한 이츠마트를 지난해 8월 종료한 뒤, 지난 6월부터 ‘쿠팡나우’를 통해 직매입형 퀵커머스를 다시 시험하고 있다. 제주도 일부 회원을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CBT)를 시작한 뒤 최근 제주시 연동·도두동·이도1동 등으로 운영을 확대했다.
쿠팡나우는 과거 이츠마트와 달리 별도의 다크스토어를 구축하지 않고 기존 쿠팡 물류망을 활용한다. 쿠팡 물류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운영하는 서브 풀필먼트센터(서브FC)에서 상품을 포장·출고하고 주문 후 1시간 이내 배송하는 방식이다. 기존 로켓배송 물류망을 활용하는 만큼 초기 거점 투자와 재고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