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경제 제재의 고삐를 죄면서 동맹국과 주요 교역국에 동참을 요구하자 이란이 “제재에 참여하는 국가는 우리의 적”이라고 맞섰다. 미국이 ‘선택’을 요구하자 이란도 제재에 가담하는 국가에 대한 대응을 경고한 셈이다.
2026년 8월22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한 가판대에 이란 일간지 하므샤흐리(Hamshahri)와 자메 잠(Jame-Jam)이 진열돼 있다. 두 신문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과 미국의 새로운 대이란 강력한 경제 제재 위협을 다룬 기사가 실려 있다. ⓒEPA/연합뉴스
AFP통신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서기는 22일(현지시간) 이란 국영TV에 출연해 각국에 미국이 벌이는 ‘경제전쟁’에 참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레자이 서기는 “어떤 국가든 우리에 대한 경제 제재 부과에 참여한다면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에는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경고는 미국이 동맹국과 주요 교역국을 향해 대이란 제재 동참을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란을 상대로 ‘경제적 D-Day’에 해당하는 제재를 시작할 것이라며, 이를 “어느 국가를 상대로도 취해진 가장 가혹한 경제 작전”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앞서 20일 CNBC 인터뷰에서 이란을 상대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맹국들을 향해 “우리와 함께하거나 우리에게 맞서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과 거래하거나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는 주체에 대해서도 미국이 제재 집행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와 기업에도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도 미국의 압박 대상에 올랐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에 대이란 압박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면서 중국이 걸프 지역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협력하는 것이 중국의 이해에도 부합한다는 논리다.
미국은 오는 24일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와 기업이 대상이 될지, 제재 수위가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이날 공개될 내용에 달렸다.
경제 제재를 둘러싼 미·이란의 힘겨루기가 이제 양국을 넘어 다른 국가들의 선택을 압박하는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