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던 검사들이 약 1년10개월 만에 나란히 재판에 넘겨졌다. 그 사이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는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김건희씨가 2025년 9월2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있다. ⓒ연합뉴스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특검 이후 남은 사건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20일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전·현직 검사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법정에 서게 된 사람은 당시 주임검사였던 최재훈 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과 김민구 전 대전지검 공주지청장, 서민석 전 반부패수사2부 부부장검사 등이다. 이들에게는 허위공문서 작성·행사와 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사건의 핵심은 서울중앙지검이 2024년 10월17일 김씨를 불기소 처분한 과정이다. 당시 검찰은 김씨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계좌를 맡겼을 뿐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특검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 뒤까지 88쪽 분량의 종합수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도 작성일을 처분 이전으로 바꿔 무혐의 근거를 사후에 마련했다고 판단했다. 허위로 작성된 보고서에 검찰 수사관이 작성한 것처럼 날인하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
김씨를 조사하기 전부터 불기소를 염두에 뒀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특검은 김씨에 대한 대면조사보다 두 달가량 앞선 2024년 5월 작성된 이른바 '불기소 문건'을 확보했다. 이 전 지검장이 수사팀에 "무죄 판결을 검토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김씨 측의 답변을 검찰이 미리 검토했다는 '답변서 첨삭' 의혹도 기소 내용에 포함됐다. 김씨 측이 2024년 6월 보낸 비공식 답변서에서 별도로 표시된 내용은 다음 달 제출된 공식 답변서에서 수정되거나 삭제됐다. 특검은 이후 실제 조사 내용도 사전에 준비된 문답서와 약 80%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대통령경호처 부속시설에서 진행된 이른바 '황제 조사'도 문제가 됐다. 특검은 검찰이 김씨 측으로부터 조사 장소를 통보받아 경호처 시설로 이동했고, 김 전 지청장도 정식 직무대리 명령 없이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봤다.
검찰의 '혐의없음' 판단은 김건희 특검의 수사와 재판을 거치며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4월 김씨가 자금과 증권 계좌를 제공하고 통정매매(매도자와 매수자가 가격·수량·거래 시점 등을 미리 짜고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에 참여했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김씨에게는 다른 혐의를 포함해 징역 4년과 벌금 5천만 원이 선고됐다. 김씨와 특검이 모두 상고해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당시 수사팀은 확보한 증거에 따라 불기소 결론을 내렸으며 보고서 수정도 통상적 편집 작업이었다고 반박했다. 경호처 시설을 조사 장소로 택한 것도 안전 문제를 고려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심우정 전 검찰총장도 수사 무마에 관여한 혐의로 입건했지만 기소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수사 과정에서 별도의 문제점이 확인된 검사들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한다. 여론의 거센 공격을 받았던 검찰의 무혐의 처분은 이제 김씨의 상고심과 당시 수사팀의 형사재판에서 다시 검증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