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사과 맛있지만 광고 안 합니다.” 미국 뉴욕 한복판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경상북도 봉화사과 광고가 걸렸다.
광고를 안 한다더니, 세계적인 광고 명소에 광고를 내걸었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봉화사과는 물론 봉화군은 뜻밖의 홍보 효과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13~14일 경북 봉화사과 광고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광고는 경북 봉화군 농산물 홍보 담당 공무원이 사비를 틀어 결제했다. ⓒ'봉숭이 주무관' 인스타그램
그런데 이 광고, 경상북도 봉화군이 공식적으로 집행한 광고가 아니다. 봉화군 농산물 홍보 담당자 ‘봉숭이 주무관’이 자신의 돈을 들여 직접 띄운 광고다. 봉숭이 주무관은 봉화군의 농산물 홍보담당 공무원의 별명이다.
14일 봉화군 봉숭이 주무관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봉화사과 광고가 송출되는 영상이 올라왔다.
전광판 영상이 AI(인공지능)로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반응도 의식한 듯하다. 봉숭이 주무관은 13일 인스타그램에 “AI 아니다”, “제 돈(사비)으로 결제했다”고 밝혔다.
전광판 광고 결제 내역도 함께 공개했다. 그가 결제한 전광판 광고의 24시간 송출 비용은 32만9천 원이었다.
이에 한 누리꾼은 “공문 쓰기 싫어서 자비 투자한 주무관님이면 사과를 흔들어주세요”고 댓글을 달았다. 힘들면 도와달라고 적극 알리라는 말이다. 또한 네이버페이 측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타임스퀘어 광고비 네이버페이로 결제했다는 소식 듣고 달려왔습니다. 봉화사과 붐은 온다”고 댓글을 달았다.
광고는 한국시간으로 13일 오후 1시36분부터 14일 낮 12시36분까지 송출됐다. 매시간 36분에 15초씩 봉화사과 광고가 뉴욕 한복판 전광판에 등장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타임스스퀘어 광고를 수십만원에 할 수 있었을까.
비결은 광고 방식에 있다. 타임스스퀘어의 모든 전광판 광고가 수억 원씩 드는 것은 아니다. 대형 광고주가 특정 전광판을 장기간 독점하는 방식과 달리, 여러 광고주가 짧은 광고 슬롯을 나눠 사용할 수도 있다.
이번 광고처럼 15초짜리 영상을 24시간 동안 매시간 한 차례씩 송출하는 방식이라면 수십만 원대에도 전광판을 이용할 수 있다. 같은 ‘타임스스퀘어 광고’라도 전광판의 위치와 크기, 광고 노출 빈도와 기간 등에 따라 가격은 크게 달라진다.
그런데 왜 미국까지 가서 봉화사과를 광고했을까. 봉숭이 주무관은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송출했다는 것을 이용해 국내 홍보 효과를 노렸다”며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봉화사과를 알아주지 않는 걸”이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경북 봉화의 대표 특산물 가운데 하나가 사과다. 큰 일교차와 서늘한 기후 덕분에 사과 재배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
봉숭이 주무관은 실제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서 광고가 송출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링크도 함께 첨부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라는 세계적인 장소에 광고를 띄운 뒤 그 장면을 국내 SNS에서 다시 확산시키는 것, 처음부터 미국보다 한국을 겨냥한 광고였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