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가치를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 제기됐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9월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컨퍼런스 '테크크런치디스럽트 2023'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현지시각) "앤트로픽 투자자들은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이 IPO에서 2조 달러(약 2840조 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스페이스X를 뛰어넘는 엄청난 수치로, 앤트로픽의 IPO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앤트로픽 투자자들은 "앤트로픽의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어 올 가을 상장할 때 기업 가치가 현재 가치의 2배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본다"며 "클로드의 연간 매출은 2026년 말 기준 1천억~1200억 달러(약 142조~170조 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첨단 AI 모델과 도구 관련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의 2025년 말 기준 매출은 90억 달러(약 13조 원)였기에 투자자들은 2026년 한 해 동안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한다고 예상한 것이다. 앤트로픽의 IPO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파이낸셜타임스는 10월로 추측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9월에도 진행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투자자는 "앤트로픽이 연간 800%씩 성장한다면, 최소한 매출의 30배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시가총액이 3조 달러(약 4260조 원)에 달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앤트로픽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해 왔다. 앤트로픽의 연간 매출은 2024년 말에는 10억 달러(약 1조4천억 원)으로 2023년 말과 비교해 약 11배, 2025년 말에는 2024년 말과 비교해 9배 증가해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매출에 비교해 기업 가치가 몇 배 정도로 평가되는지 앤트로픽과 비교해 기준을 삼을 기업은 없다. 그러나 AI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나 클라우드 기업 네비우스는 올해 매출의 약 5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아직 앤트로픽 경영진은 IPO를 위한 기업 가치 목표를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또한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서 초안을 제출하며 재무 실적에 관련한 공개 발표를 제한하는 기간에 들어가 7월 매출이 얼마인지 정확한 수치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는 지난 5월 신규 투자를 포함해 처음으로 오픈AI를 제치고 9650억 달러(약 1370조 원)에 달했다.
앤트로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기에 차후 또 분쟁이 일어나면 기업 가치가 떨어져 투자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6월 앤트로픽의 새로운 모델인 '페이블 5'와 '미토스 5'에 외국인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라고 명령했다. 상무부는 이 명령의 원인으로 해당 모델들이 사이버 공격에 쓰여 미국의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칠 가능성을 내세웠다.
앤트로픽은 외국인의 접근을 선별하기 어렵다는 결론 끝에 해당 모델들을 전 세계적으로 완전히 비활성했다. 해당 모델 접근은 7월1일에야 재개됐다. 앤트로픽 모델을 사용하는 일부 고객은 이 사건과 관련해 잘 쓰던 모델이 언제든 막힐 수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투자자들은 파이낸셜타임스에 "상무부의 조치가 앤트로픽의 6월 매출 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주긴 했다"며 "그럼에도 앤트로픽은 회복세를 보이며 놀라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용 역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AI 모델 분석 업체인 아티팩티브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앤트로픽 제품 중 가장 수요가 많은 '클로드' 모델은 오픈AI의 모델인 '챗GPT'보다 사용 비용이 2.5배 정도 비싸다. 동시에 저렴한 중국산 AI 모델의 성능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어 비용적 측면에서 비싼 클로드 모델을 쓸 요인이 적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7월 발표된 중국 기업 '문샷AI'의 '키미 K3' 모델은 일부 벤치마크에서 앤트로픽의 '페이블' 모델을 거의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기업들은 비싼 비용 때문에 성능이 떨어지지만 더 저렴한 AI 모델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특히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 기업들이 AI 지출 관련 한계에 도달해 더 저렴한 대안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