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다른 대륙보다 평균기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데, 주요 원인으로는 해빙과 적설량 감소, 대기오염물질 감소 등이 꼽힌다.
1979년 기상 관측 이례 올해 6~7월 평균기온 21.62도로 가장 높았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11일(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서유럽의 6~7월 평균기온은 21.62도로 평년보다 2.79도 높았다. 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뭄이 심해졌고, 센강(프랑스)과 라인강, 다뉴브강 등 유럽 대륙 주요 강의 수위도 크게 낮아졌다.
이번 서유럽의 평균기온은 관측이 시작된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전 최고 기록은 2022년으로 20.73도다.
유럽 전체의 온난화 속도도 빠르다. 유럽연합 기후 감시기관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와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에 따르면 유럽은 북극을 제외하면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하는 지역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유럽의 평균기온은 10년마다 약 0.56도 상승했다. 전 세계 평균 상승 폭인 약 0.2도의 두 배를 넘는다.
그렇다면 유럽은 왜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는 것일까?
먼저 북극의 해빙 감소가 주요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햇빛을 반사하던 얼음 대신 어두운 바다 표면이 드러나고 있다. 바다는 얼음보다 태양에너지를 더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해빙이 줄어들수록 주변 지역의 온난화가 빨라질 수 있고 유럽도 이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유럽의 눈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다. 눈은 햇빛을 반사하지만 눈이 녹으면 햇빛을 흡수하는 땅이 드러난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의 눈 덮인 면적은 연중 최대치에도 평년보다 약 3분의1 적었다. 특히 스칸디나비아와 러시아 서부에서 눈이 줄면서 지표면이 흡수하는 열이 늘어났다.
대기오염물질 감소도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산업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은 햇빛 일부를 우주로 반사해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유럽이 대기오염을 줄이면서 에어로졸도 감소했고, 그 결과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대기 흐름의 변화도 폭염을 장기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유럽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제트기류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뜨거운 공기가 한 지역에 오래 머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라면 며칠간 이어질 더위가 장기간 폭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결국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은 지구온난화만으로 설명되는 현상은 아니다. 지구 전체의 기온 상승에 더해 북극 해빙과 유럽의 눈 감소, 대기오염물질 감소, 대기 흐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럽의 온난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의 기후과학자 리지 켄던은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새로운 기록이 계속 경신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번 폭염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기존 기록을 넘어선 폭이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