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미국 모회사 쿠팡Inc가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가 1조2천억 원에 육박하며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고객 소비가 정상화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마케팅 비용 축소와 함께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고객 소비 회복과 AI·물류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강화를 강조했다.ⓒ연합뉴스
쿠팡Inc가 한국시간으로 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88억5600만 달러(약 13조3007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0% 성장했다.
반면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2분기 영업손실은 5억5600만 달러(약 8350억 원), 당기순손실은 5억7천만 달러(약 8560억 원)로 모두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2021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영업손실과 순손실이다.
쿠팡Inc의 상반기 영업적자가 1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분기 영업손실(3545억 원)을 포함한 상반기 영업손실은 7억9800만 달러(약 1조1895억 원), 순손실은 8억3600만 달러(약 1조2457억 원)를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 2024~2025년 2년간 벌어들인 누적 영업이익(1조2813억 원)에 육박했고, 순손실은 같은 기간 순이익(3970억 원)의 3배를 웃돌았다.
다만 김 의장은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소비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고객들이 단순히 돌아왔을 뿐 아니라 이전의 지출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며 "중단됐던 지출 대부분이 다시 발생하고 있고 새로운 고객들도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기간 이탈해 아직 복귀하지 않은 고객을 제외한 전체 고객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며 "이는 사건 발생 전 지난해 2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성장률 17%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활성 고객 수도 회복세를 보였다. 2분기 활성 고객 수는 2470만 명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전인 지난해 3분기와 같은 수준까지 회복했다. 활성 고객 수는 올해 1분기 2390만 명까지 감소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수익성 정상화 시점을 내년으로 제시했다. 김 의장은 "올해 회복 양상은 일직선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연휴 시점과 계절적 비용 패턴 등의 영향으로 회복 궤적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영향을 받은 기간이 내년에 완전히 지나가면 프로덕트 커머스가 이전에 달성했던 성장률과 마진 구조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늘린 마케팅 비용도 내년에는 줄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AI와 물류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개선도 지속 추진한다.
김 의장은 "AI와 물류 자동화는 물류망과 서비스 전반의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며 "15년간 구축한 물류 네트워크와 운영 데이터, 수천만 고객과의 관계에 AI를 접목하면 상품 탐색과 개인화, 서비스 품질이 개선되고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발생한 인천 석남동 물류센터 화재를 두고는 "고객 서비스에 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재정적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며 자산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쿠팡Inc는 해당 화재와 관련해 물류센터의 자체 보유 재고와 고정자산, 판매자 재고자산 관련 의무지급액 등을 합친 규모가 약 3500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공시했다. 관련 손실은 3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예정이다.